중국의 한 공항 비즈니스 라운지가 입장 조건으로 40억 원 상당의 금융자산 증명을 요구해 논란이다.
2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쓰촨성 청두 톈푸 국제공항의 국제선 비즈니스 라운지 '골든 선플라워(Golden Sunflower)'가 한 중국 상업은행과 협업해 운영되며 입장 조건으로 '2000만 위안(한화 약 38억 7000만 원)'의 금융자산 보유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운지는 국제선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 소지자에게는 별도 조건 없이 개방되지만, 일반 고객의 경우 600위안(한화 약 12만 원)을 지불하거나 자산 증명 절차를 거쳐야 이용할 수 있다.
이 라운지는 해당 은행이 자사 프리미엄 카드 고객에게 제공하는 핵심 혜택 중 하나다. '골든 선플라워 카드'는 월평균 50만 위안(한화 약 9800만 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에게 발급되며 공항 라운지 이용을 주요 장점으로 홍보해왔다.
하지만 은행 측은 지난해 6월부터 라운지 수용 인원 초과를 이유로 이용 조건을 대폭 강화했다. 기존 카드 요건의 40배에 달하는 2000만 위안(한화 약 38억 7000만 원)의 금융자산 보유를 입장 조건으로 새롭게 설정한 것이다. 이 자산에는 현금성 금융 자산만 포함되며 부동산이나 차량은 인정되지 않는다.
논란은 한 중국 네티즌의 폭로로 확산됐다. 그는 "이코노미석을 예매하고 카드 포인트로 라운지를 이용하려 했지만, 갑작스럽게 2000만 위안 자산 증명을 요구받았다"며 "그 정도 자산이 있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비즈니스석을 끊지 누가 포인트를 쓰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지 법조계도 문제를 제기했다. 푸젠 지역의 한 변호사는 "금융 자산만 인정하는 것도 과도한데 기존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 소급 적용까지 한 것은 불공정 약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혼잡하다고 자산으로 사람을 거르는 거냐", "라운지를 은행 VIP 등급 측정 도구로 쓰는 것 아니냐" 같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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