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지역에 최고 40도 달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예고돼 여행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홋카이도는 에어컨 등 냉방 장치 보급률이 타 지역보다 낮아 열사병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 기상전문매체 웨더맵은 24일 “위험한 더위가 계속되고 특히 오비히로 지역은 40도까지 올라 기록적인 더위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북해도) 지역은 한국보다 위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어 여름철 휴가지로 인기가 높다.
실제로 트립비토즈의 올 7월부터 9월까지의 해외여행 예약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인 삿포로가 한국인이 선호하는 여름철 인기 여행지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에 불과해 한국인들은 물론 자국민들에게도 최고의 여름 휴양지로 꼽힌다.
그러나 올여름은 일본 최북단에도 무더위를 안기고 있다. 일본 열도 전역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홋카이도 일부 지역은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웨더맵은 이날 홋카이도 지역의 오비히로가 40도, 기타미 38도, 아사히카와 36도, 삿포로와 몬베츠 등이 3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햇볕이 강하고, 홋카이도 동부의 경우 푄 현상이 더해져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당 보도를 접한 한 누리꾼은 “홋카이도는 겨울철 눈과 추위 대책으로 열을 집 안에 가두어 놓는 구조가 많기 때문에, 실내 온도가 가볍게 30도를 넘어버린다. 에어컨이 없는 집들도 많을 것”이라며 홋카이도 지방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홋카이도 주민이라는 한 누리꾼은 “홋카이도는 습도가 낮아서 여름에도 쾌적하다는 건 거짓말이다. 올해 유난히 무더위가 심해 방 안은 항상 습도 80%에 육박한다”며 “단열재 때문에 집보다 밖이 시원하고 밤에는 축적된 열기 때문에 지옥 같다”고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은 “최근의 급격한 무더위는 무서울 정도”라며 “이 더위 자체가 그냥 재해다”라고 우려를 전했다.
여름철 평균 온도와 습도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홋카이도는 실제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매체인 웨더뉴스 조사에 따르면 최근 홋카이도의 에어컨 보급률은 4년간 17% 포인트 상승한 59%를 기록했지만, 아직도 약 40%의 가정이 에어컨이 없어 폭염에 대비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전철 안에서 휴대용 배터리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다 화재가 나거나, 미끄럼틀에서 놀던 2세 아이가 화상을 입는 등 폭염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행방불명됐다가 소재 파악이 된 한국인 여성 관광객 역시 무더위로 열사병 증세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현지 주민은 물론, 관광객 역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웨더맵은 “홋카이도의 폭염은 주말을 기점으로 조금 약화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실내에서도 열사병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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