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타결된 미일 무역합의에서 막판에 수치를 미국에 유리하게 수정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날 댄 스카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과 만나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 그의 책상 앞에는 커다란 문서가 있는데 거기에는 4000억불에 X자가 그어져 있고 5000억불이라고 적혀 있다. 최종 합의에는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에서 액수를 1000억불 올리고 발표할 때 또 500억불로 올렸다고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종이에는 '10% 관세'라고 적혀 있는데 이 역시 최종 합의에는 상호관세율이 15%로 결정이 됐다. 아울러 '50% 이익 공유'라고 적힌 문항도 있는데 최종 합의에서 미국은 일본의 투자금 중 90%의 이익을 가져가겠다고 발표했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압박을 가해 수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측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에 4000억달러 투자, 10% 상호관세 등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무역협상 때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과의 합의에서 조율 없이 막판에 상호관세율을 올렸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지난 10일 폴리티코는 네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트남 협상단은 상호관세율이 약 11%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관세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던 또 람 베트남 공산당 총 서기장과 전화통화에서 이 수치를 무시하고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관세(20%)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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