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유산은 24만 7000여 점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약탈된 것으로 확인된 문화유산은 반드시 환수하겠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유출된 것도 기증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허민 국가유산청 청장은 취임 후 첫 언론간담회를 23일 경기도 파주 전통건축수리기술재단 수장고에서 가졌다. 최근 일본에서 환수한 조선시대 사당 ‘관월당’의 해체 부재 공개 행사에 참여해서다. 그는 “해외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유산 가운데 건물 전체가 돌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현재 환수된 것은 전체의 겨우 5%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외 소재 문화유산 24만 7000여점 가운데 40%는 일본에, 20%는 미국에 있다.
허 청장은 “앙코르와트나 이집트 문화유산 보전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늘려 우리 문화유산 기술을 세계화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유산 업무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공개도 늘려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 청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만 현재 12곳에서 발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부분 양철판 벽이 설치돼 있다”며 “일부라도 투명 유리로 바꿔 시민들이 발굴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굴 현장에서 나오는 유물도 꼭 발굴을 완료됐을 때가 아닌 수시로 일반에 공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 청장은 ‘공룡 박사’로 불리는 국내 최고의 고생물학자로 이재명 정부의 첫 국가유산청장으로 임명돼 17일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관월당’은 조선시대 왕실 사당으로 추정되는 목조 건축물로 1924년 일본에 반출된지 약 100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국가유산청 측은 “관월당의 용도와 사용자를 알리는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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