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울주군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가 19일 또 다시 완전히 물에 잠겼다. 반구대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린 ‘반구천의 암각화’(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가운데 하나다.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반구대 암각화는 하류 4.5㎞ 지점에 있는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되기 시작한다. 최근 울산 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사연댐의 수위가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53m를 넘어섰고 오후 1시께 수위가 57m가 되면서 암각화는 완전히 물에 잠겼다. ‘반구대 암각화’가 수몰된 것은 지난 2023년 8월 이후 2년 만이다.
댐 수위는 비가 내린 뒤 일정 시차를 두고 상승하기 때문에 추가로 비가 쏟아질 경우 암각화가 잠겨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된다. 사연댐은 수위조절 문이 없는 자연 원류댐으로, 현재로는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기를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행히 천전리 암각화는 홍수와 무관하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12일 ‘세계유산’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 등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계획에 대해 세계유산센터에 알릴 것”을 권고했다. 우려가 일주일만에 현실화된 것이다.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반구대 암각화가 크게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댐 수위 조절, 임시 제방 설치, 임시 물막이 설치 등 여러 안이 나왔으나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보다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