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공식 후원사로 일본 우익 성향 기업 ‘APA 호텔’이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명백한 잘못”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서 교수는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누리꾼들이 제보해 줬다. 확인해 본 결과 경기 중 광고판에 ‘APA HOTEL’이 버젓이 노출되고 있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APA 호텔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과 난징대학살 등의 만행을 부정·왜곡한 우익 서적을 객실과 로비에 비치해 논란이 된 기업이다. 그는 “APA 호텔 최고경영자(CEO) 모토야 도시오가 이런 역사 왜곡 서적을 직접 저술했다”며 “(호텔) 홈페이지에서도 판매해 많은 질타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과거 일본에 의해 가장 많은 희생을 당한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이런 기업의 후원을 받았다는 건 명백한 잘못”이라며 “아무리 많은 금액을 후원받더라도 주최 측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한 후 계약을 체결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 중국 정부는 APA 호텔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기도 했고, 한국에서도 많은 누리꾼들이 동참했다”며 “EAFF는 아시아 축구 팬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APA 호텔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과 중국 선수단은 APA 호텔이 공식 숙소로 지정되자 체류를 거부하고 숙소를 변경한 바 있다.
당시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을 위해 공식 호텔로 2곳을 지정했으나, 그중 한 곳이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킨 APA 호텔이었다. 한국스포츠체육협회는 한국 선수단의 숙소 변경을 요청했고, 약 170명 규모의 한국 선수단 숙소는 APA 호텔에서 프린스 호텔로 바뀌었다. 중국 측도 같은 이유로 숙소 변경을 요청해 중국 선수단 역시 APA 호텔 대신 프린스 호텔에 머물렀다.
당시 중국올림픽위원회(COC)는 “APA 그룹의 행동은 선수들이 정치적 논란에 빠지지 않고 경쟁해야 한다는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며 “선수들이 혼란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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