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LPGA 루키’ 윤이나의 신인 랭킹은 7위다. 그 앞에는 다케다 리오, 야마시타 미유, 이와이 치사토, 이와이 아키에(이상 일본), 미란다 왕(중국) 그리고 바바 사키(일본)가 있다. 이들 중 다케다와 이와이 치사토는 우승을 차지했고 나머지 4명도 최소 2회 톱10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올해 신인 중 우승을 차지했으면서도 아직 톱10 성적이 없는 윤이나보다 신인 랭킹이 낮은 선수가 있다.
JM 이글 L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잉리드 린드블라드(스웨덴)다. 올해 11개 대회에 출전한 린드블라드는 이 우승을 제외하고 그 다음 좋은 성적이 US여자오픈 단독 35위다. 최근에는 3연속 컷 탈락 중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는 린드블라드처럼 성적이 오락가락하는 선수들이 꽤 있다. ‘성적 도깨비’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부상 등의 원인일 수 있지만 투어에 쟁쟁한 선수들이 너무 많은 이유도 있다.
사실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레이스 김(호주)의 성적도 변화무쌍하다. 올해 그레이스 김의 톱10은 에비앙 우승과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단독 9위 2번뿐이다. 두둑한 메이저 우승 상금으로 상금 랭킹은 10위(140만 5468달러)에 올라 있지만 평균 타수는 83위(72.16타)에 머물러 있다. 생애 첫 승을 거둔 2023년에도 톱10이 두 번이었는데, 그 중 하나가 롯데 챔피언십 우승이었다. 그 우승을 사이에 두고 5개 대회 성적이 ‘컷 오프-공동 59위-우승-컷 오프-컷 오프’로 요동쳤다.
올해 우승자 중 그레이스 김보다 평균 타수 순위가 더 낮은 선수가 있다. US여자오픈 챔피언 마야 스타르크(스웨덴)다. 거액의 우승 상금 240만 달러를 손에 거머쥔 스타르크는 현재 상금 랭킹 2위(257만 3190달러)에 올라 있지만 평균 타수 부문에서는 72.74타로 119위에 불과하다. 12개 대회에 출전해 10위 이내 두 차례 들었는데, 다른 한 번의 톱10은 평균 타수에 들어가지 않는 T-모바일 매치플레이 공동 5위다.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는 US여자오픈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 공동 28위다. 최근 7개 대회 성적을 보면 ‘공동 44위-컷 오프-공동 41위-우승-컷 오프-공동 47위-컷 오프’로 오락가락하고 있다.
T-모바일 매치플레이 챔피언 마들렌 삭스트롬(스웨덴) 역시 형편없는 평균 타수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다. 상금 랭킹은 43위(52만 8275달러)로 준수하지만 평균 타수는 63위(71.72타)에 그치고 있다. 톱10은 매치플레이 우승이 유일하고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 가장 좋은 성적은 마이어 LPGA 클래식 공동 14위다. 12개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이 6회나 된다.
올해 가장 믿기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는 톱랭커는 넬리 코르다(미국) 바로 전 세계 1위에 올랐던 릴리아 부(미국)다. 올 세 번째 출전 대회인 포드 챔피언십에서 단독 2위에 올랐던 부는 이후 7개 대회에서 6번 컷 탈락하는 부진에 빠져 있다. 그의 평균 타수 순위는 140위(73.46타)다.
릴리아 부 바로 전 세계 1위 인뤄닝(중국)도 성적이 들쑥날쑥 하는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작년 하반기 7개 대회에서 3승을 쓸어 담았던 인뤄닝이지만 올해는 아직 우승이 없다. 4월 말에서 5월 말 사이 ‘공동 2위-공동 2위-공동 14위-공동 4위’로 반짝했지만 그 외에는 20위 이내 성적이 없다. 그의 평균 타수 순위는 평범한 27위(70.84타)다.
올해 LPGA투어에서는 18개 대회 챔피언 얼굴이 모두 다를 정도로 춘추전국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 7승을 거둔 세계 1위 코르다는 아직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고 세계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최근 2개 대회 연속 컷 오프를 당했다. 다음 대회인 ISPS 한다 위민스 스코티시 오픈에는 아마추어 세계 1위 로티 워드(잉글랜드)가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고 해서 벌써부터 호들갑 분위기다. ‘LPGA 호’가 높은 파도가 치는 폭풍의 바다로 흔들흔들 끌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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