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관세 영향의 초기 징후가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을 내놨다.
15일(현지 시간)미 노동부는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과 비교해선 0.3% 상승하며 지난 2월(2.8%)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전년 대비 및 전월 대비 상승률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지난 4월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핵심 상품들의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유행하던 2021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자동차를 제외한 핵심 상품 가격은 지난달 0.55% 상승해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장난감 가격도 1.8% 올라 2021년 4월 이후 최고 폭으로 상승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전기요금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전년 대비 5.8%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의 고정수익 및 유동성 솔루션 부문 책임자 케이 헤이는 "관세 영향의 초기 징후가 일부 나타났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물가 압력은 7~8월을 지나며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사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시마 샤는 "가정용 가구, 의류 등의 가격 상승은 관세가 핵심 상품 가격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더 높은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적어도 몇 달 간 관망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5개월 연속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6월 근원 CPI는 전년대비 2.9% 올라 시장 전망치(3.0%)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해서는 전망치에 부합하는 0.3% 상승을 기록했다. 케이 헤이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양호하다면 가을에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을 재개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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