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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에 진심인 편?” 손맛 살리다 손목 나갈라 [일터 일침]

■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기계식 키보드 인기…장기간 사용 시 손목 부담 커질 수도

손목 통증·손가락 저림 증상 지속될 땐 전문치료 고려해야

수근관 스트레칭 등 일상 속 손목터널증후군 예방 노력 중요

이미지투데이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키보드, 마우스 등 PC 관련 사무기기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계식 키보드’가 이제 취향과 생산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직장인들의 ‘잇템(it item)’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계식 키보드는 키 하나하나에 독립된 스위치가 탑재돼 입력 정확도가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는다. 키보드 소리도 스위치 종류에 따라 달라지면서 개인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맞춤 제작이 가능해졌다.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직장인들에게 단순한 입력 도구를 넘어 업무 효율성과 심리적 만족감을 높여주는 중요한 기기로 자리잡은 것이다.



키보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기계식 키보드 시장 규모는 약 19억 7600만 달러(한화 2조 7162억 원)에 달했다. 2031년에는 약 37억 2900만 달러(한화 약 5조 127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키보드 시장도 1000억 원대를 넘어서며 급성장하고 있다. 키보드 팝업스토어나 박람회 같은 오프라인 행사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키보드가 하나의 취미이자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키보드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현대사회에 들어 새롭게 나타난 질환인 ‘VDT 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이 대표적인 사례다. VDT 증후군은 컴퓨터, 스마트폰, TV 등 영상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때 발생하는 거북목, 어깨 결림, 손목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을 통칭한다.

그 중에서도 키보드에 빠진 직장인들이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는 ‘손목터널증후군’이 꼽힌다. 기계식 키보드는 일반 키보드보다 두껍고 높아 손목이 과도하게 위로 꺾인 상태가 되기 쉽다. 이러한 자세가 장시간 지속된다면 손목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지고, 결국 손목터널증후군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수근관 스트레칭’은 엄지 주변 근육 긴장을 풀어주고 정중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저림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손목터널증후군은 수근관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압박되어 발생된다. 손목에는 수근관이라 불리는 좁은 통로가 있다. 손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손목에 반복적으로 무리가 가해지면 이 수근관 내부의 조직이 붓거나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손에 감각 전달과 움직임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면 손목 통증과 손가락 저림,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일정 시간 사용 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 통증이 심하거나 저림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의학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해 침·약침, 추나요법 등 비수술 치료로 접근한다. 침과 약침 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주변 조직의 긴장 및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체내에 직접 주입하는 만큼 빠르고 강력한 소염 및 진통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한의사가 직접 관절과 근육을 바로잡는 수기치료인 추나요법은 손목 기능을 정상화하고 운동 범위를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일상생활 중 간단한 스트레칭을 병행한다면 치료 효과를 높일 뿐 아니라 손목터널증후군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엄지 주변 근육 긴장을 풀어주고 정중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저림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수근관 스트레칭’을 수시로 실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먼저 통증이 있는 쪽 팔을 앞으로 곧게 뻗고, 손은 가볍게 주먹을 쥔다. 이후 손목을 천천히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꺾어 엄지와 손목 부위에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지도록 유지한다. 이 자세를 약 15초간 유지하면 된다.

기계식 키보드는 많은 직장인들의 즐거운 취미 생활이 됐다. 즐거움이 늘어난 만큼 손목 부담도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장인이라면 손목을 편하게 받쳐주는 팜레스트, 손의 각도를 자연스럽게 유지해주는 버티컬 마우스 등 보조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키보드 소리 못지 않게 손목에서 들려오는 작은 신호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강인 창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창원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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