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콘텐츠를 빠르게 재생하는 습관이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령층은 배속 시청 시 인지 기능 저하가 더 심하게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캐나다 워털루대 티판 타루말링감 교수와 미국 시카고대 브래디 로버츠 교수 연구진은 전 세계 실험 논문 24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영상 시청 속도가 2배속을 초과할 경우 연령에 상관없이 기억력과 이해력이 저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최근 학술지 '교육심리학평가(Educational Psychology Review)'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의 영상 시청 속도를 △일반 속도 △1.25배속 △1.5배속 △2배속 △2.5배속으로 나눠 비교했다. 1.5배속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2배속을 넘어서면 인지 기능 저하가 모든 연령층에서 확인됐다. 특히 60세 이상의 고령층은 1.5배속 시청만으로도 기억력과 이해력 저하가 두드러졌다. 반면 18세~36세 연령층은 2배속 시청에서도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지만 연구진은 "젊은 층도 복잡하고 어려운 영상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익숙하지 않은 콘텐츠일수록 빠르게 시청하면 내용 이해도가 크게 떨어지고, 배속 시청을 반복할 경우 뇌의 시각 피로, 정보 과부하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안, 불면, 두통 등 부작용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뇌의 회백질 감소 등 신경학적 손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국내 Z세대 역시 배속 시청에 익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Gen Z 콘텐츠 이용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 중 1.5배속 이상으로 시청한다는 비율은 27%, 2배속 시청 비율은 24%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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