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야디(BYD)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인 일본 공략에 나선다. 자국 내 경쟁이 과열되고 생산 과잉이 늘어나자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은 모습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BYD는 내년 일본 시장에서 전기 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 경차 규격을 고려한 소형 트럭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BYD는 2005년 일본 법인 '비야디오토재팬'을 설립하며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2010년에는 일본의 자동차 금형 대기업 '오기하라'를 인수하며 일본 기술을 습득했다. 이후 2015년에는 전기 버스를 일본에 처음으로 도입하며 지금까지 350대 이상을 판매해 업계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스즈키 캡틴, 다이하쓰 하일로 등 일본의 소형 트럭은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연비가 좋고 유지비가 저렴할 뿐더러 좁은 도시의 도로나 농촌 도로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있어서다. 농업 뿐 아니라 건설업, 물류 등 여러 분야에도 적합하다. 일본 정부도 세금과 보험료 등에 우대 혜택을 주고 있다.
BYD는 아울러 내년 말부터는 경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닛산 '사쿠라' 등 국산 경형 전기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일본 전기차 중 경차 비중은 2021년 2.6%에서 2022년 46.3%으로 뛰었다. BYD는 경형 전기차 가격을 약 250만 엔(약 2400만 원) 정도로 책정해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을 강조할 전망이다.
BYD가 일본을 ‘경형 전기차 테스트베드(시험장)’로 삼고, 이후 한국·인도·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에서 경차에 대한 규제 완화가 활발히 논의되는 만큼 추후 해외 시장에서도 일본의 경차 규격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일본의 경차 시장은 길이 3.4m, 폭 1.48m, 배기량 660cc 이하 등 독자적인 경차 규격을 채택하고 있어 시장 진입 문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닛케이는 "BYD는 브라질, 태국 등 일부 국가에서 판매를 확장하고 있으며, 일본에서의 성과가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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