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자산운용이 파마리서치(214450)의 인적분할과 현물출자를 통한 지주사 전환 계획에 대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설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분할 계획에 대한 CVC캐피탈의 입장과 파마리서치와 픽셀리티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일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 결정에 대한 세 번째 레터를 내고 “파마리서치에서는 물적분할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방식이고 오히려 인적분할이 낫다고 주장한다”며 “실제 계획은 현물출자를 동반한 중복상장이기 때문에 겉과 속이 전혀 다른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복상장은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30~50%로 낮아지고 주주 간 이해충돌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100% 지분 유지가 가능한 완전 자회사 분할이야말로 지배구조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머스트자산운용은 회사가 주장한 ‘지주회사 요건 충족 불가’라는 논리에 대해 “분할 시기 조정이나 자산 배분 방식 등을 바꾸면 해결 가능한 문제”라며 “애초부터 중복상장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짰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분할 계획에 핵심 역할을 했다는 CVC캐피탈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CVC캐피탈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유한 주주로 일반 주주와 이해관계가 명백히 다르다”며, 이번 분할의 기획과정에 동참했다면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 1일까지 공개 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며 “오는 9일까지도 답변이 없을 경우 본사의 거버넌스 정책 위배 여부와 법적 문제 제기 등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번 분할로 인해 대주주의 지분율은 오르고 일반주주의 가치만 훼손될 것으로 봤다. 이번 조치가 지배력 확대를 위한 설계일 뿐 주주가치 제고와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일반주주의 입장에서 이번 분할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복상장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덧붙였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2022년 상장 자회사를 100% 자회사로 전환했다”며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중복상장을 해소하자 당시 그룹 내 상장사 주가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파마리서치는 이번 분할 발표 당일 주가가 17% 폭락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게임 개발사 픽셀리티와 파마리서치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픽셀리티의 지분 구조, 용역 계약 내역,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라”며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일반 주주의 견제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머스트자산운용은 파마리서치의 1.22%를 보유한 주주로서 회사가 좋은 거버넌스를 갖춘 기업으로 변화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책임 있는 대응이 선행돼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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