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방사성 물질 오염수가 북한 예성강을 따라 서해로 흘러가고 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북한 우라늄 폐수에 침묵하는 이재명 정부는 선택적으로 분노하느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윤석열 정부 당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총공세에 나섰던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의 핵폐수 방류 의혹을 두고는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이다.
野 “與, 日 오염수 괴담 수준 선동 일삼을 땐 언제고…”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30일 논평에서 북한의 핵폐기물 방류 의혹과 관련해 “통일부에서는 ‘북한의 특이한 동향을 포착하지 못했다’고 부인하고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에서도 ‘방사능 오염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야당 시절 후쿠시마 오염처리수가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기준에 맞춰 방류되었으나 끊임없이 괴담 수준의 선동을 일삼아 왔다”며 당시 발언을 소개했다.
△“일본은 인류 최악의 환경재앙을 선택한 것”"일본이 2차 세계대전 때 총과 칼로 태평양을 유린했다면 이제는 방사능으로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꼴"(이재명 대통령)
△“핵 오염수를 마셔보고 가족들에게 권유하기 바란다”(정청래 의원)
최 원내대변인은 “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은 각종 거짓선동과 의혹제기로 국민 불안감을 부추겼고 이는 국내 어민과 소상공인들의 피해로 이어졌다”며 “결국 필요하지도 않은 수산물 안전성 검사와 소비 촉진을 위해 1조 5천억 원 이상의 국가재정이 낭비되었다”고 비판했다.
현재 해양방사능 감시 항목 중 우라늄은 빠져있다고 지적한 그는 “검사주기도 1년에 2번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한강과 서해안 일대에 방사능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검사주기도 상시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변인은 “북한은 1994년에 NPT를 탈퇴했고 2009년 이후로 사실상 핵사찰이 중단되어 사실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이재명 정부는 북한의 핵개발로 인한 위협과 핵폐수 무단 방류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재명 정부는 현존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선택적으로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단호한 입장과 함께 국제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등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식수와 밥상 위협”…조정훈 “정치적 계산 안돼”
같은 당 나경원·조정훈 의원도 이재명 정부의 침묵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나 의원은 “전문가들은 이 오염수가 임진강·한강 수계로 이어져 수도권 식수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이미 강물 색이 변색됐고 탁류가 수십 ㎞ 하류까지 퍼졌다는 주장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국민의 식수와 밥상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심층 조사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 의원 역시 과거 이 대통령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발언을 소환하며 “정작 북한의 무단 핵폐수 방류에는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도대체 어떤 논리와 기준인가. 북한이 하면 침묵, 일본이 하면 분노. 이게 국민 생명을 지키는 정치인가”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이 대통령을 향해 “왜 일본에는 ‘핵 테러’라 외치고 북한에는 침묵하느냐”며 “국민 생명 앞에 이중잣대가 있을 수 있느냐. 정치적 계산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강과 지류, 하구 수계 방사능 모니터링을 월 1회 이상으로 확대하라”며 “서해와 하구에도 자동측정망을 설치해야 한다. 모든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제공동조사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격탐사 전문가 “北 평산에 ‘귀신병’ 괴소문”
한편 최근 원격탐사 전문가인 한국우주보안학회 소속 정성학 박사는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북한 황해북도 평산군의 우라늄 공장에서 폐수가 방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폐수는 예성강을 따라 강화만과 서해에 도달한다는 설명이다. 또 평산지역 군인과 노동자, 주민들의 수명이 단축되고 원인 모를 귀신병을 앓다가 사망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 당국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특이 동향이 없으며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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