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외환 사건 피의자로 28일 특검에 소환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특검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계속 조사를 거부할 시 형사소송법상 후속조치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지영 내란특검보는 이날 오후 3시 20분께 언론 브리핑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현재 대기실에서 조사실로 입실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통상 조사실에서 진술을 거부할 수 있지만 대기실에서 조사실로 입실하지 않는 것은 출석거부와 같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서울고검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출석해 올 1월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특수공무집행 방해)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오전 조사는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등 경찰이 1시간 가량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점심 식사 이후 조사실로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특검보는 “오전 수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한 뒤 점식심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외부에 있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수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이후 조사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사 거부시 특검 측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박 특검보는 “(체포영장 청구에 대해)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계속 거부 시) 형사소송법에 따른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첫 조사를 맡은 박 총경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대리인단은 “공무 집행을 가장한 불법행위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경찰(박창환 수사과장)이 직접 조사를 하는 것이 특검식 수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불법 체포 혐의로 고발된 박 총경이 피해자격인 윤 전 대통령을 신문하는 것은 부당하고 검사가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박 특검보는 “변호사들이 허위 사실로 수사를 방해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라며 “불법 체포 가해자인 박 총경이 피해자(윤 전 대통령)를 조사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수사를 방해하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확인되면 수사 착수를 검토하고 변호사협회에 징계 청구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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