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홀(파4) 윤이나의 스코어는 보기였다. 하지만 박성현이 버디를 때렸다.
28일(한국 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팀 대항전 다우 챔피언십에서 의기투합한 박성현과 윤이나는 말 그대로 환상적인 콤비였다.
각자의 볼로 경기한 뒤 좋은 성적을 팀의 스코어로 정하는 포볼 방식으로 치러진 이날 둘은 버디 10개를 조합했는데, 둘이 동시에 버디를 잡은 홀은 딱 1개뿐이었다. 버디를 잡은 나머지 9개 홀에서는 한 선수가 보기나 파를 했을 때 다른 선수가 버디를 잡으면서 든든히 뒤를 받쳤다. 이보다 더 좋은 조합은 찾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이날 공동 데일리베스트 스코어를 낸 박성현과 윤이나 팀은 합계 8언더파 132타를 기록해 전날 공동 38위에서 공동 9위로 껑충 뛰었다. 단독 선두(13언더파 127타)에 나선 제니퍼 컵초(미국)-리오나 머과이어(아일랜드) 팀에 5타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컷 오프 위기에서 우승을 넘볼 수 있는 위치로 오른 것이다.
‘황금 조합’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 날이었다. 윤이나가 보기를 범한 1번 홀에서 박성현이 버디를 잡았고 곧바로 윤이나는 2번 홀(파4) 버디로 화답했다. 6번 홀까지 파를 이어갔고 다시 언니 박성현이 힘을 냈다. 윤이나가 파를 기록한 7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고 타수를 줄인 것이다. 전반에서 3타를 줄인 박성현과 윤이나의 본격적인 버디 사냥은 후반 10번 홀(파4)부터 시작됐다.
역시 이번에도 윤이나가 보기를 범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박성현이 버디를 잡으면서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다.
든든한 언니의 도움을 받은 윤이나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11번(파5)과 12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떨어뜨렸다. 14번 홀(파4)은 두 선수가 모두 버디를 기록한 유일한 홀이었다. 이어 15번 홀(파4)에서 윤이나가 버디를 잡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16번 홀(파4)에서는 두 선수가 모두 파로 넘어갔고 대미를 장식한 건 다시 든든한 언니의 몫이었다. 윤이나가 파를 기록한 17번(파5)과 18번 홀(파3)에서 박성현이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두 자릿수 언더파 스코어(10언더파 60타)를 완성했다.
올해 10개 대회에서 9번이나 컷 탈락했던 박성현은 시즌 두 번째 컷 통과에 성공했고 최근 7개 대회에서 5번이나 컷 탈락하던 윤이나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서로의 믿음을 확인한 두 선수는 3라운드 ‘무빙 데이’에서 그렇게 간절하게 기다리던 ‘톱10’을 겨냥한다. ‘신인 윤이나’는 아직 톱10 성적이 없고 박성현은 2019년 8월 AIG 위민스 챔피언십 단독 8위 이후 ‘톱10’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5년 10개월 만에 톱10에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전날 공동 2위였던 이소미와 임진희는 이날 7타를 줄이며 단독 6위(10언더파 130타)가 됐고 안나린은 후루에 아야카(일본)와 한 팀을 이뤄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디펜딩 챔피언 지노 티띠꾼(태국)과 인뤄닝(중국)은 이날 4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17위(6언더파 134타)에 머물렀다. 전지원-이미향, 김세영-오스턴 김(미국) 팀은 공동 28위(4언더파 136타)로 컷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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