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혈당 모니터링이 가능한 연속혈당측정기가 간헐적으로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기기에 비해 1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재현·김지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김서현 삼성융합의과학원 박사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19∼2022년 사이 연속혈당측정기를 한 번 이상 사용한 제1형 당뇨병 환자 7786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낼 필요 없이 팔이나 배 등에 패치 형태의 센서를 부착하고 스마트폰 등으로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다.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는 5분마다 자동으로 혈당 수치를 측정해 알려주고, 간헐적 스캔형 혈당측정기는 사용자가 직접 센서를 스캔해 혈당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연구팀은 초속효성 인슐린을 3회 이상 처방 받은 이력을 포함해 인슐린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는 1형 당뇨병 환자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 중 소아·청소년 환자는 1911명이었다. 측정에는 ‘덱스콤 G5’·‘덱스콤 G6’·‘메드트로닉 가디언3 센서’ 등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 3가지가 쓰였고, 스캔형 기기로는 ‘프리스타일 리브레1’가 사용됐다.
연속혈당측정기 처방 시점부터 24개월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한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3개월 만에 8.9%에서 7.1%로 줄었다. 간헐적 스캔형 기기를 사용한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8.6%에서 7.5%로 하락했다. 두 그룹 모두 당화혈색소 수치가 떨어졌지만 실시간 혈당측정기를 사용할 때의 감소 폭이 더 컸다. 당화혈색소는 당화된 A1c형 혈색소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최근 2~3개월 동안의 혈당 평균치를 반영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추적 관찰이 종료될 때까지 모든 시점에서 스캔형 기기보다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한 환자들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았다. 특히 소아·청소년 환자는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자 3개월 만에 당화혈색소 수치가 10.1%에서 7.2%로 현저하게 떨어졌다.
연구팀은 연속혈당측정기 사용과 당뇨병 환자 재택의료 시범사업과 같은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단,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의 혈당 관리가 느슨해질 수 있으므로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의 유용성이 확인된 만큼, 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김재현 교수는 "현재 연속혈당측정기는 1형 당뇨병과 임신성 당뇨병 환자에게만 건강보험 지원이 이뤄진다"며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당뇨병학회 공식 학술지 'DMJ'(Diabetes & Metabolism Journal)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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