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예술계 고등학교에서 재학생 3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부산시교육청이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간다.
부산시교육청은 23일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학교 측과 공식 조율을 거쳐 현장 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번 감사에서 교사 채용과 수업 운영, 학교 운영 전반의 의사 결정 구조, 최근 수년간의 민원 및 감사 요청 내역 등 학교 전반을 폭넓게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해당 학교가 오랜 기간 사학재단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임시이사 체제와 기존 이사 체제가 반복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교육청은 이러한 경영 불안정이 교사 인사와 수업 연속성, 학생 교육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예술계 특수학교라는 점도 감사의 주요 대상이다. 시교육청은 전공 수업의 안정성과 학생 심리·정서적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제도 개선 여부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해당 학교에는 장학사가 파견돼 집중 관리 중이며 유관 기관과도 후속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예술계 고등학교의 경우 실기 중심의 전공 교육이 학생 진로와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공 교사의 연속성과 수업 전문성, 인사 절차의 투명성이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강사 교체가 잦고 수업 환경이 불안정한 문제가 반복돼 왔다.
부산교사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예술계 고교는 단순 교과 수업이 아니라 학생의 미래를 결정짓는 진로 교육이 핵심”이라며 “강사 고용의 안정성과 학생 심리 지원 체계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역시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해당 학교에 특별상담실을 설치하고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진행 중이다. 자살예방센터와 정신건강 전문의 등 외부 전문가도 투입돼 학생 보호에 나서고 있다.
시교육청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필요한 제도 개선 조치를 마련하고 학교 운영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점검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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