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선거가 4선의 정청래 의원과 3선의 박찬대 전 원내대표 간 맞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 모두 ‘친명(친이재명)’을 넘어 ‘찐명’을 표방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호흡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원내대표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그는 2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원팀’ 민주당으로 이재명 정부를 창출해낸 것처럼 더 단단하고 더 끈끈해져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앞서 15일 출사표를 던지고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 중이다. 정 의원은 출마 선언 후 호남을 찾아 당심 잡기에 나섰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이날는 강원을 찾았다.
두 후보 모두 친명계로 큰 틀의 지지 기반이 겹친다. 정치권에서는 전체 선거인단 중 55%를 차지하는 권리당원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뒤를 이은 당 대표직인 데다 정부의 출범 시기에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점, 그리고 내년도 지방 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도 큰 메리트다.
본격 선거전 돌입 전이지만 당내에서는 지지자들 간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먼저 출마한 정 의원에 대해 일부 당 지지자들이 십자포화를 쏟아내고 정 의원 지지자들 또한 감정적으로 맞서면서 신경전이 과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런 흐름을 의식해 당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제발 이러지 말자”며 “네거티브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내대표 또한 “민주당은 하나가 됐을 때 가장 강하다”며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중단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사실상 당 대표 선거가 2파전으로 결정나는 분위기지만 새로운 후보가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출마 의지를 드러낸 두 후보 외에 일부 인사가 경선 합류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후보자가 3명 이상일 경우 다음 달 15일 예비 경선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민주당 당 대표 선거는 전국 순회 경선을 거쳐 8월 2일 임시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다. 직전 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사퇴하면서 나온 공석을 이어받는 보궐 성격이라 임기는 잔여 임기인 1년이다. 선거인단은 당 강령에 따라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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