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특검보 4명의 인선을 마무리하며 ‘3대 특검’ 중 가장 먼저 수사 지휘부를 꾸렸다. 김건희 특검팀은 곧바로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 핵심 간부들과 잇따라 면담하며 전방위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에서 사건 수사와 공소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을 맡을 특검보로 검찰 출신인 김형근(사법연수원 29기)·박상진(29기)·오정희(30기) 변호사와 부장판사 출신인 문홍주(31기) 변호사가 임명됐다. 이들은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정치적 고려나 외부 압력에 흔들림 없이 법률가로서의 소명과 직무의 독립을 지켜나가겠다”며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 특검과 4명의 특검보는 이날 서울 서초동 임시 사무실에서 첫 지휘부 회의를 열고 추가 수사팀 구성과 각 팀의 역할 분담을 포함한 수사 일정을 조율했다. 이 자리에서는 조만간 대검찰청과 경찰청 등에 수사 인력 파견을 요청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당분간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이어가다 이후 서울 광화문역 인근 KT광화문타워 웨스트 등 유력하게 검토 중인 장소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민 특검은 4명의 특검보와 함께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전성배 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각각 30분씩 면담했다. 민 특검은 각 사건을 지휘하는 검찰 책임자들로부터 수사 상황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들은 뒤 수사팀 검사·수사관 파견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특검은 박 지검장 직무대리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김건희 특검은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금융감독원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검찰은 특검이 다음 달 초 수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재수사를 맡은 서울고검 수사팀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해 김 여사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 수백 개를 확보했다. 녹음에는 “블랙펄인베스트에 계좌를 맡기고 40% 수익을 주기로 했다”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등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과 나눈 대화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를 김 여사가 시세조종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단서로 의심하고 이달 16일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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