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장사’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500만 달러(약 68억 원)에 미국의 영주권을 살 수 있는 '골드카드' 신청자가 무려 7만 명에 육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현재 미국 상무부가 개설한 골드카드 신청 인터넷 사이트에 대기 등록한 외국인이 6만870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언급한 골드카드는 기존의 투자이민(EB-5) 제도를 없애고 500만달러에 영주권을 주는 정책이다. 외국의 부자에게 영주권을 팔아 천문학적인 규모의 미국 부채를 해결할 재원에 보탠다는 취지다. 참고로 기존 투자 이민제도는 미국 영주권을 얻기 위해 내야하는 최대 투자금이 180만 달러(한화 약 24억5000만 원)이었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골드카드 정책을 지휘했고, 지난주 골드카드 구매신청을 접수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에 공개된 골드카드의 도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과 서명, 성조기와 자유의 여신상 등이 포함됐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외형과 촉감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진짜 금으로 카드가 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역시 골드카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11일 트루스소셜에 "수천 명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이자 최고의 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는 아름다운 길에 어떻게 등록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고 있다"고 적었다.
현재 골드카드의 큰 방향은 결정됐지만, 신청 자격과 국가, 세제 등 세부 사항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로이터가 입수한 국무부 문건에 따르면 1000달러(한화 약 130만 원)의 ‘비자 인터뷰 급행료’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 일정을 앞당기려면 현재 부과되는 비이민비자의 수속 비용 185달러 외에 급행료를 더 내야 하는 것이다.
상무부는 조만간 골드카드 제도의 세부 사항을 확정하고, 골드카드 발급을 개시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20만 장의 골드카드 발급을 통해 1조 달러(약 1362조 원)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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