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외정보기관 비밀정보부(MI6)에서 116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장이 탄생했다.
1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MI6 차기 수장으로 블레이즈 메트러웰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MI6에서 여성 수장이 나온 것은 116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영국의 국내 정보 부문인 보안국(MI5)에서는 앞서 2명의 여성 수장을 배출한 바 있다.
메트러웰리는 오는 10월 현 MI6 수장 리처드 무어가 물러난 뒤 18대 수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MI6 수장은 이 조직에서 신원이 공식 공개되는 유일한 인물이며 내부적으로는 수장(chief)이라는 의미로 ‘C’로 불린다.
케임브리지대에서 인류학을 공부한 메트러웰리는 1999년 MI6에 입직했다. 이후 오랜 기간 중동과 유럽에서 주요 임무를 수행했다. 아랍어에 능통하며 중동 지역에서 광범위한 실무 경험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MI6와 MI5 양쪽에서 과장급 부서장을 맡았으며 현재 MI6에서 기술과 혁신 분야를 총괄하는 국장급 책임자다. 영화 007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에 최신 무기를 전달하는 일명 ‘Q’의 역할인 셈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메트러웰리의 지명 후 “블레이즈 메트러웰리의 역사적인 임명은 우리 정보서비스 업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이루어졌다. 영국은 전례 없는 규모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메트러웰리는 “내가 속한 조직을 이끌게 되어 자랑스럽고 영광”이라며 “용감한 MI6 요원들과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일해 나갈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FT는 “중동 전문가로서 경력은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을 고려할 때 특히 중요할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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