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축하하는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기도 한 이날, 미국 전역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인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자신의 29번째 생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열병식을 직접 참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열병식 개최를 원했지만 참모들의 반대로 개최하지 못했다가 집권 2기 첫 해에 꿈을 이뤘다.
열병식은 오후 6시께 워싱턴DC의 상징인 링컨기념관에서 워싱턴모뉴먼트까지 콘스티투션 애비뉴를 따라 진행됐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 열병식엔 군인 약 6700명, 차량 150대, 항공기 50대, 말 34마리, 노새 2마리, 개 한 마리가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백악관 인근에 설치된 대형 무대에서 장병들의 퍼레이드를 내려봤으며, 종종 일어서서 군인들의 경례에 거수경례로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 정도 규모의 열병식은 1991년 이라크를 상대로 한 걸프전쟁 승전 퍼레이드 이후 처음이다. 군인들은 육군의 250년 변천사를 보여주기 위해 시대별로 사용한 군복과 무기를 착용했다. 하늘에는 블랙호크(UH-60), 아파치(AH-64), 치누크(CH-47) 등 헬리콥터가 비행했다.
이번 열병식은 비용 문제와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방부는 열병식 비용을 최대 4500만달러(약 615억원)로 추산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명이 열병식에 세금을 사용하는 데 반대했다고 한다. 주로 러시아와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에서 정권 선전 및 군사력 과시 수단으로 이용하는 열병식을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이날 미국 전체 50개 주(州)와 해외 각지의 약 2000곳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생일과 맞물린 미 육군 열병식 행사에 맞서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열렸다. 인디비저블(Indivisible),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진보성향 단체가 주도한 이번 시위는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선 이후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미국 독립 혁명의 상징 도시인 필라델피아에 10만명, 뉴욕에서는 5만명이 각각 시위에 참가하는 등 전국 2000여곳에서 '반(反)트럼프'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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