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와 아마존 등 미국 대형 유통 업체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거나 나아가 자체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나섰다. 자체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이들 업계의 수익과 비용구조 변화는 물론 기존 신용카드 결제 시장의 위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월마트와 아마존이 최근 미국에서 자체 스테이블 코인 발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의 경우 논의 초기 단계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통업체 외에도 익스피디아그룹과 항공사 등 여행 분야의 대기업들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를 진행했다.
이들 기업 가운데 일부는 자체 코인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외부에서 발행된 스테이블코인을 서비스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하나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주도하는 가맹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일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스테이블 코인 관련 규제 틀이 마련되면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나 유로 특정 자산과 연동시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이다. 비트코인 등처럼 가격이 크게 오르내리지 않고 실제 돈과 비슷한 가치를 유지해 안정적인 결제 수단이나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된다. 스테이블 코인은 총 발행 규모에 1:1로 대응하는 준비금을 보유하는 방식을 가치를 유지한다. 100달러 어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100달러 상당의 미국 국채는 발행사가 보유하는 식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수수료 비용 절감을 위해 비자 및 마스터카드로 대변되는 신용 카드 결제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오랜 기간 노력해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는 데 실패해왔다. 월마트, 아마존과 같은 거대 유통·전자상거래 업체가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한 대체 결제 시스템을 갖출 경우 전통적인 은행 및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WSJ은 평가했다. 투자은행 TD 코웬의 애널리스트는 “즉시 결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이는 기존 네트워크 사업자에 위협이 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도입시 수익 구조 등의 변화도 예상된다.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시 사실상 금융 서비스 기능을 구축하게 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에 준하는 국채 등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 등이 기업들의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테더나 써클 등 현재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주요 수익원이다.
한편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월가의 주요 은행들은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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