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격주로 헌혈…69세까지 500회는 해야죠"

■‘헌혈왕’ 송태규 시인

젊을 땐 체중 미달로 참여 못하다

24년전에 시작●지금까지 396회

아들·딸·며느리 등 가족도 동참

마라톤·철인3종경기로 건강 유지

헌혈, 건강한 사람이 누리는 특권

헌혈왕 송태규 시인이 그동안 모은 헌혈증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본인




헌혈왕 송태규 시인이 그동안 모은 헌혈증을 양손 가득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본인


“헌혈은 건강한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자신이 건강하다는 증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젊고 건강한 청년층이 나와 내 주변의 누군가를 위해 건강을 예치해둔다는 마음으로 헌혈에 동참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송태규 시인은 ‘세계 헌혈자의 날’을 앞둔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헌혈 주요 연령층인 청년층의 헌혈자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 헌혈 붐이 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내 헌혈 인구는 초고령화·초저출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헌혈률은 전체 인구 대비 5.6%에 불과한 수준이며 전체 채혈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젊은 층이 적극 참여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 시인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유공장 최고명예대장 포장증을 받은 헌혈왕이다. 2021년 2월 300회 헌혈을 기록한 데 이어 조만간 400회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일 396번째 헌혈을 마쳤다는 그는 “헌혈이 가능한 만 69세까지 500회 헌혈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헌혈 정년까지는 아직 6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며 “2주에 한 번씩 가능한 혈장 헌혈을 일 년에 20회씩 참여해왔고, 앞으로 6년이면 적어도 120회는 가능하지 않겠냐”고 자신했다.



송 시인은 “2001년 41세라는 늦은 나이에 처음 헌혈을 경험했다”며 젊은 시절 체중 미달로 헌혈하지 못한 일을 두고는 ‘헌혈 흑역사’라고 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학교에 헌혈 버스가 왔는데 당시 몸무게가 47㎏에 불과해 부적격 판정이 났다”며 “그로부터 20여 년 뒤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헌혈에 동참할 수 있었고 이후로는 매달 빠짐없이 1~2회씩 헌혈을 했다. 처음에는 전혈을 해오다가 혈장이 많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혈장 헌혈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시인이 20년 넘게 헌혈을 이어올 수 있던 비결은 마라톤이다. 지난해 교직에서 은퇴한 뒤에도 철인 3종 대회에 참여할 정도로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헌혈을 시작하면서 우연히 마라톤에 관심을 갖게 돼 철인 3종 대회에도 출전하게 됐다. 어느 순간 헌혈을 위해서 운동을 하고, 건강함을 느끼면 다시 헌혈하고를 반복하고 있다”며 “그렇게 수십 년간 헌혈과 철인 3종 경기 출전이라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따라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혈액원을 통해 정기적인 헌혈증 기부는 물론, 혈액암 환자 등 응급 환자를 위해서도 모아뒀던 헌혈증을 기부하기도 한다. 송 시인은 “헌혈을 많이 한다는 걸 알고, 종종 헌혈증을 지원해줄 수 있느냐는 연락이 온다”며 “내 건강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가능하면 도움을 주고 있다. 헌혈증을 받은 뒤에 건강을 되찾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10일 전라북도 전주시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 건물 외벽에 송태규 시인의 시 ‘헌혈’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진 제공=본인


오랫동안 곁에서 그를 지켜본 가족들도 헌혈에 동참해오고 있다. 혈색소가 부족한 아내를 제외한 가족 전원이 오랜 기간 헌혈에 적극 함께하고 있다. 송 시인의 아들이 183회, 딸이 138회, 며느리가 50여 회로 가족 헌혈 횟수가 총 700회를 넘는다. 이 때문에 송 시인의 가족은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최다 헌혈 가족에 선정되는 등 ‘헌혈 명문가’로 불린다. 그는 “나보다 헌혈을 더 많이 한 사람들도 가족들이 헌혈에 동참하는 사실에 부러워하더라”며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헌혈홍보위원으로 활동 중인 송 시인은 헌혈과 관련된 시와 산문집을 통해서도 그 중요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 최근 전북혈액원 건물 외벽에는 송 시인의 시 ‘헌혈’의 구절인 ‘헌혈, 정전되는 당신을 밝히는 스위치’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그는 “헌혈 문화 확산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헌혈은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관련태그
#송태규, #헌혈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