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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이상형 연결해도 인간이 찾은 짝만 못해"

■결혼정보업체 듀오 박수경 대표

빅데이터로 최고의 짝 맺어줘도

성혼 이르는 비율은 절반에 불과

인연 맺어주는 건 결국 인간의 몫

결혼 인력풀 증가할 향후 3~5년

혼인·출산율 끌어올릴 골든타임

박수경 듀오 대표가 서울 강남구 듀오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젊은층의 혼인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결혼할 인연은 따로 있다’는 옛말처럼 인공지능(AI)이 아무리 진화하더라도 결혼할 상대방과 인연을 맺어주는 역할은 영원히 인간의 영역으로 남을 겁니다. 수만 건의 성혼 기록에도 수치화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죠.”

박수경 듀오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듀오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중개업 분야의 전망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결혼 상대방을 연결 시켜주는 일은 AI로 대체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 대표는 “데이팅 앱의 등장에도 결혼 상대방을 만날 때 여전히 결혼정보회사(결정사)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듀오는 ‘새로운 결혼 문화를 창조한다’는 이념으로 1995년 설립된 결혼정보업체다. 회원 정보를 관리하는 자체 컴퓨터 매칭 시스템(DMS·DUO Matching System)을 개발해 ‘컴퓨터 중매 회사’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창립 30주년인 지난해 업계 최초로 성혼 5만 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서 “AI가 매칭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정답은 아니었다. AI 추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커플매니저가 추천해서 만났다가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며 “결혼에서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데이터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듀오는 DMS를 업그레이드 한 회원 신상 및 이상형 정보 160여 가지를 종합 관리하는 빅데이터 기반 매칭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지난 30년 간 누적된 수십 만 건의 회원 데이터를 통해 성혼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핵심 업무인 결혼 상대를 발굴하고 연결하는 일은 여전히 커플매니저의 감각에 의존하고 있다. 박 대표는 “빅데이터를 통해 선별된 이상형을 만나도 성혼율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정보상 매칭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며 결정사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최초·최연소 여성 임원 출신인 박 대표는 듀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 청춘 남녀의 행복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2014년부터 결혼시장 최전선에서 혼인 트렌드를 직간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그는 지난 10년간 결혼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고 느꼈다. 박 대표는 “한동안 젊은층 사이에서 ‘결혼을 안 해도 된다’는 인식이 급속도로 확산되더니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가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결혼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모든 세대에서 회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을 역임한 그는 앞으로 3~5년 사이가 혼인율과 출산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진단했다. 이른바 ‘2차 에코 세대(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의 결혼 적령기 도래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뤄온 결혼이 성사되는 기저효과 등으로 혼인율 증가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출산의 선행지표라고 불리는 혼인이 늘어야 출산율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결정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며 “결혼을 희망하는 인력풀이 커져 성혼 건수가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가장 큰 걸림돌로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시장을 지목했다. 박 대표는 “결혼이 행복이나 성공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마치 결혼이 일정 자격을 갖춰야 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고착될 수 있다”며 “정부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는 스드메 시장의 거품 논란을 해소하는데 적극 나서는 동시에 연예인과 사회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정사의 ‘등급제’에 대해서 그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최근 결혼 상대방에 대한 요구에 대해 한 마디로 정형성은 떨어지고 요구사항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결정사에 가입한 사람들이 시간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직업, 경제력, 학력, 외모 만으로 획일화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과거와 달리 결혼 상대방을 바라보는 기준이 단순히 재력, 외모, 직업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성격, 취미생활, 가치관 등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부분도 다양해지고 있다. 결혼할 마음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문은 열려 있다”고 전했다.

박수경 듀오 대표. 성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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