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37세 이일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깜짝 준우승한 데 이어 이번에는 32세 이미향 차례다. ‘메이저 전초전’에서 첫날 불꽃을 일으켜 우승 경쟁에 대한 기대를 쑥 높였다.
13일(한국 시간) 미국 미시간주 벨몬트의 블라이더필즈CC(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총상금 3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이미향은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7언더파 2위인 호주 동포 그레이스 김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다.
이미향은 19세이던 2012년에 LPGA 투어에 데뷔한 14년 차 베테랑이다. 2014년 미즈노 클래식에서 5차 연장 끝에 첫 우승했고 2017년 스코티시 오픈에서 2승째를 거뒀다. 8년 만의 3승째 도전이자 미국 본토 첫 우승 도전. 메인 스폰서와 계약이 지난해로 만료돼 9년째 클럽 등을 후원하고 있는 미즈노 로고 모자를 쓰고 14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5~8번 네 홀 연속 버디로 힘을 낸 이미향은 10번 홀(파5)에서 이글 퍼트를 넣어 6개 홀 동안 6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뽐냈다.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갔고 7m 거리에서 원 퍼트로 마무리했다. 이후 버디 2개를 더 보탰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각각 두 번씩만 놓치는 안정된 샷에 27개의 짠물 퍼트가 조화를 이뤘다. 이미향은 “(2일 끝난 최고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에서 다소 욕심을 냈다. 새 퍼트를 사용했는데 퍼트 실수가 많아서 컷 탈락했다”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예전 퍼터로 다시 훈련했고 기본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역시 골프는 퍼트임을 느낀 하루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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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향은 올 들어 컷 탈락이 US 여자오픈 한 번뿐이고 상금 랭킹 44위에 자리할 만큼 꽤 안정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22년 상금 125위까지 떨어져 퀄리파잉 시리즈로 밀려났던 그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 탓도 있었다. 이듬해 월요 예선을 봐가며 대회에 나갈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악착같이 성적을 끌어올렸고 지난해 공동 3위 성적을 두 번 내는 등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지난주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12년 만의 투어 2승째에 가까이 갔다가 1타 차로 준우승한 이일희처럼 이미향도 한국 군단 속 베테랑의 힘을 보여줄 태세다.
6언더파 공동 3위의 이와이 아키에(일본)가 위협적이다. 올해 신인인데 단독 2위만 두 번을 했다. 전지원이 5언더파로 호주 동포 이민지 등과 공동 6위에 올랐고 유해란과 최혜진·이소미 등이 3언더파로 출발했다. 드라이버 샷 평균 301야드를 때린 윤이나는 1오버파 공동 100위다.
다음 주 메이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세계 랭킹 1~4위가 모두 빠졌다. 세계 5위 유해란이 출전자 중 톱 랭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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