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은 지금 봄꽃이 한창이다. 도심을 굽이굽이 휘감은 6km 성곽과 그 성곽의 내벽을 따라 핀 노란 씀바귀꽃들이 물결처럼 출렁이고 있다. 방화수류정을 지나 화성행궁을 둘러보다 보면 18세기에 시작해 21세기에 이른 수원화성의 남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수원시가 13일부터 사흘간 용연, 수원천, 행궁동과 연무동 일원에서 개최하는 ‘밤빛 품은 성곽도시, 2025 수원 국가유산 야행(夜行)’은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수원화성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8야(夜)’를 주제로 한 올해 야행은 13일 저녁 용연 행사장에서 열리는 점등식으로 시작한다. 8야(夜)는 야경(밤에 비춰보는 문화유산), 야로(밤에 걷는 거리), 야사(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 야화(밤에 보는 그림), 야설(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시(지역 상권 연계 시장 운영), 야식(밤에 즐기는 음식), 야숙(수원에서의 하룻밤)을 뜻한다.
문화 유산·시설을 야간에 개방하는 야경을 통해 화성행궁, 수원시립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수원무형유산전수회관, 화홍사랑채 등 수원화성 일대의 명소를 늦은 시간까지 둘러볼 수 있다. 야로는 밤마실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환경보호 플로깅(걸으며 쓰레기 줍기) 프로그램인 ‘쓰담쓰담 수원화성’, 수원화성 야경을 감상하며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는 ‘사뿐사뿐 수원화성’ 등이 있다. 야사는 행궁동 주민들이 마을 역사 이야기를 극 형태로 보여주는 공연인 ‘역사 이야기, 수원 풍각쟁이’, 이동형 거리극 ‘출동! 장용영’, 용연 일원에서 진행되는 밤빛 문화관광해설사 투어 등으로 이뤄진다.
야화는 다채로운 전시·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밤빛 품은 수원천’, ‘찰칵찰칵 찍사’, ‘수원, 과거로 전화를 걸다’, ‘불빛을 수놓은 용연’, ‘수원화성 등불’ 잇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야설은 승무·살풀이춤 등 무형유산 전통 공연, 방화수류정을 배경으로 용연 중도에서 열리는 음악회(밤빛용연, 소리꽃이 피다), 북동포루에서 대학 동아리·지역예술인이 펼치는 야간 버스킹 공연(밤빛이 부르는 노래), 수원시립예술단 공연(밤빛 야행 즐겨, 봄) 등으로 이뤄진다. 야시는 용연에서 열리는 ‘사통팔달 밤빛 장터’, 지역 예술인 특화 체험마켓 ‘예술 장돌뱅이’, 지역 상인회 연계 체험·판매 프로그램 ‘밤빛마켓 밤빛공방’ 등으로 진행된다.
야식은 지역 상권, 민간 단체와 연계해 야행 특화 먹거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원전통문화관에서 수라상, 궁중다과를 시식하는 ‘밤빛 담은 궁중 다과’, 임금의 주안상을 배우며 술을 빚고 안주를 만들어보는 ‘성하 야식’, 조선시대 디저트 체험 달달달 등을 운영한다. 야숙은 수원사에서 다도, 명상, 발우공양 등을 체험하고, 국가유산을 산책하는 체험 프로그램 ‘도심 속 템플스테이’로 구성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올해 수원 국가유산 야행은 점등식 장소를 화성행궁 광장에서 용연 일원으로 변경해 용연의 자연경관과 함께하는 행사로 기획했다”며 “많은 분이 수원 국가유산 야행을 찾아 수원화성의 밤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문화유산 프로그램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