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감각을 지닌 ‘로봇 손’ 개발에 성공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대, 베이징일반인공지능(AI)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중국 연구팀이 최근 세계 최초로 풀 핸드 고해상도 촉각 인식 기능과 완벽한 동작 기능을 결합한 로봇 손 시스템 ‘F-TAC 핸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이달 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에 게재됐다.
27개의 뼈와 34개의 근육으로 구성된 인간의 손은 복잡한 구조와 정밀한 기능이 특징이다. 인간 손에 대한 연구는 체화 지능(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신체를 가진 AI)과 로봇 공학 분야의 최첨단 주제다. 논문 제1저자이자 베이징대 AI연구소 박사과정생인 자오즈항은 “인간의 촉각 시스템은 두 가지 중요한 구성 요소로 이뤄져 있다”며 “피부에 분포된 촘촘한 촉각 센서 배열과 뇌의 특수 신경처리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인 ‘F-TAC 핸드’는 17개의 고해상도 촉각 센서를 6가지 구성으로 통합해 센서를 감지 요소이자 구조적 구성 요소로 모두 활용하도록 독창적으로 설계했으며 유연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전례 없이 넓은 촉각 범위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개발된 로봇 손은 인간의 움직임과 매우 유사하게 잡기 동작을 실행할 수 있고 작동 중 장애물에 부딪히면 0.1초 이내에 문제를 감지하고 대체 솔루션으로 전환한다. 연구팀은 600회의 테스트를 수행해 기존 로봇 손의 성공률 53.5%를 100% 수준으로 거의 완벽하게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자동차 공장 등 각종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고 있는 중국에서 보다 정교해진 로봇 손의 개발을 계기로 로봇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중국은 세계 최초로 AI 기술에 기반한 프로세서 칩 자동 설계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날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학원(CAS) 산하 컴퓨팅기술연구소와 소프트웨어연구소가 프로세서 칩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완전 자동화 설계를 위한 시스템인 ‘치멍(QiMeng)’을 논문저장 사이트 ‘arXiv’를 통해 최근 공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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