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소울푸드' 바지락 칼국수가 자칫 식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고수온 여파로 지난해 경기 바다의 바지락 생산량이 75%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 바다에 고수온 특보가 발령됐다가 41일 만에 해제된 지난해 9월 25일 이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패류 생산량은 총 543톤(t)이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763t과 비교할 때 28.8% 감소한 것이다. 특히 기후 변화에 취약한 바지락이 집단 폐사했다. 해당 기간 바지락은 35t 잡히는 데 그쳤는데, 이는 5년 치 평균 137t에 비해 74.5% 줄어든 규모다.
경기도는 이 같은 어패류 생산량 감소가 작년 고수온으로 인한 패류 집단 폐사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여름 경기도 해역 수온은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평년보다 2.1~3℃ 높았으며, 일부 해역에서는 28.8℃까지 치솟기도 했다. 서해 표층 수온은 지난 55년간 평균 1.1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기도는 올해 패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어장 바닥 흙덩이를 부수는 경운작업과 모래 살포 등을 통해 어장 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수온 내성이 강하고 경제성 있는 어종인 새조개, 우럭조개 등 신품종 정착 연구와 종패 살포를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높아지는 수온 문제는 서해 바다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23년까지 56년간 우리나라 연근해 표층 수온은 1.44도 상승해 전 지구 상승치(0.7도)의 두 배를 웃돌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