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9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9월 전당대회론’에 대해 “당내 계파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경선을 치르면 반목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대를 조금 더 늦게 치렀으면 좋겠다”며 “아주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가 이뤄지는 개혁형 비대위가 3~4개월 정도 더 있어야 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친윤’과 ‘친한’ 갈등이 굉장히 격화돼 있는 상황이고 대통령 경선을 불과 한 달 전에 마무리했다”며 “경선은 계파 간의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이 끝나고 우리 당이 처절하게 쇄신하는 모습들을 아직 못 보여줬다”며 “김 비대위원장이 6월 말 임기를 마치고 또 다른 비대위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20년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도 자유한국당이 해왔던 관성을 끊어내는 과정이 상당히 지난하고 까다로웠다”며 “당의 체질이 개선된 이후 2021년 4·7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고 그 발판을 바탕으로 수도권 민심을 좀 돌렸고, 2022년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전당대회 개최 시점을 두고는 “12월 정도가 좋다고 본다”며 “어영부영 반성하고 성찰할 부분을 내버려둔 상태에서 내년 지방선거에만 골몰한다면 선거도 더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같은 분이 가장 상징적이고 좋긴 하다”며 “외부 인사를 포함해 계파 간의 갈등이 없는 중립 지대 인사를 통해 당의 대대적인 쇄신을 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전날 띄운 ‘대선 후보 교체 진상규명’에 대해선 “김문수 전 후보가 많은 당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단일화에 응하지 않은 것도 같이 규명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사태를 만든 데는 김 전 후보의 책임도 있다”며 “정치인의 말은 그 어떤 계약서보다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김 전 후보가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먼저 이번 선거에 대한 철저한 복기를 해 주시는 게 먼저”라며 “윤 전 대통령과 연결돼 있다는 인상을 확실하게 끊어주셔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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