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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초계기 이륙 6분만에 추락…탑승자 4명 사망

한두바퀴 돌다 순식간에 아래로

포항 야산에 폭발음·연기 이어져

P-3, 1995년 처음으로 해군 도입

'잠수함 킬러' 별칭…해역 감시용

군용기 등 잇단 사고 불안감 커져

29일 오후 1시 5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한 야산에 해군 초계기가 추락한 가운데 군과 소방 당국 등 관계 기관이 현장 수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의 한 야산에 해군이 운용하는 해상초계기 한 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민간의 피해는 없었으나 기내에 탑승하고 있던 조종사 등 4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과 군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후 1시 50분께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한 야산에 비행기가 추락했다. 탑승 승무원은 장교(조종사·부조종사) 2명, 부사관(전술승무원) 2명이다. 해군은 “아직까지 확인된 민간인 피해는 없다”며 수습된 승무원의 주검은 해군 포항병원에 안치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은 장비 17대와 인력 40명을 투입했으며 추락하며 생긴 폭발로 산불 우려가 커지자 소방헬기 2대를 추가로 현장에 배치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사고 초계기는 제주에서 훈련을 위해 포항 해군항공사령부로 왔으며 오후 1시 44분께 이착륙 훈련을 위해 포항 기지를 이륙했지만 6분 만에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추락 직후 야산에서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불꽃과 연기가 동시에 피어올랐다고 한다. 폭발음을 듣고 현장으로 나간 인근 주민들은 “비행기가 한두 바퀴 돌다 순식간에 추락했다” “평소 나는 모습과는 달리 비행을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추락하며 불길이 번졌다”고 증언했다.

조사 결과 이번에 추락한 군용기는 해군의 P-3C 대잠해상초계기로 파악됐다. P-3는 미국 최대 규모 방산 기업인 록히드마틴이 개발해 1960년대 초부터 생산을 시작한 장거리 해상초계기로 각종 탐지 장치를 장착해 잠수함 등 적의 동정을 살피는 군용기인데 비상시 공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어 ‘잠수함 킬러’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와 포항·진해 등에서 운용되며 각각 남해와 동해·서해 해역을 감시한다.

해당 기종은 우리나라 해군이 1995년 처음 도입했다. 당시 우리 해군은 P-3C형 기체 8대를 도입했으며 이후 P-3B형 기체 8대를 추가로 들여와 현재까지 총 16대의 P-3 시리즈 군용기를 운용해왔다. 2005년과 2015년에 각각 10년, 20년 무사고 기록을 달성했지만 끝내 도입 30년차에 노후화를 피하지 못하고 추락 사고를 맞게 됐다. 해군이 차세대 해상초계기로 미국의 P-8A 포세이돈 6기를 도입해 전력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29일 오후 1시 52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에서 해군 초계기가 추락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사고 소식을 접한 정부 기관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오후 2시 30분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게 사고 상황을 보고 받은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탑승자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고 피해 상황을 신속히 조사해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 또한 소방과 경찰 등에 가용인력 및 장비 총동원을 당부했다.

군 당국은 해군참모차장을 중심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원인 규명 등에 나설 방침이다. P-3 기종에 대한 비행중단 조치도 내렸다. 해군 측은 "사고기 블랙박스 등을 수습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지사 또한 긴급 메시지를 내고 포항시·소방 등과 함께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구축하는 등 행정력 총동원령을 지시했다.

한편 최근 함정 기름유출 사고를 겪었던 해군은 불과 20일도 되지 않아 인명피해를 동반한 군용기 사고까지 겹치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창원 해경에 따르면 이달 11일 진해 군항에 정박 중이던 해군 함정에서 경유 약 1만 ℓ가 반경 500m 바다에 유출된 바 있다.

해군뿐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 군에서 군용기와 관련한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3월 6일 경기 포천시 인근에서 훈련을 하던 공군 KF-16 전투기가 축구장 1개 크기에 달하는 살상반경을 가진 MK-82 일반폭탄 8발을 민가에 비정상 투하한 사고가 대표적이다. 3월 17일에도 육군 제11항공단 소속 무인기가 경기 양주시의 가납리비행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주기돼 있던 수리온 헬기 1대를 그대로 들이받은 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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