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달 탐사에 이어 소행성 탐사에도 나서는 등 우주굴기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첫 소행성 탐사선인 ‘톈원 2호’를 이날 오전 1시31분께 중국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 3호 을 Y110’ 로켓에 실려 발사했다.
발사 약 18분 뒤 톈원 2호는 탐사 목표인 소행성 ‘469219 카모오알레바(Kamo'oalewa)’로 향하는 궤도에 진입했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이후 톈원 2호의 태양전지판이 정상적으로 펼쳐졌으며 관련 장치도 순조롭게 잠금 해제됐다며 발사 성공을 선언했다. 톈원 2호는 지구 근접 소행성인 카모오알레바에 접근해 표본을 채취하고, 2027년 말 지구 궤도로 돌아와 표본이 든 캡슐을 대기권으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톈원 2호가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중국은 일본과 미국에 이어 소행성 표본을 채취한 세 번째 국가가 된다.
소행성에 착륙해 채취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온 것은 2010년 소행성 이토카와의 표본을 갖고 귀환한 일본의 하야부사가 최초였다. 이후 2020년 하야부사2가 류구에서, 2023년에는 미국의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을 각각 지구로 가져왔다.
톈원 2호는 초기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규명하는 단서를 제공할 표본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국가항천국은 지름 40∼100m인 카모오알레바가 태양계 탄생 초기 정보를 보존하고 있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연구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톈원 2호는 또한 카모오알레바가 달에서 떨어져나온 천체라는 가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2021년 카모오알레바의 소행성 분광 패턴이 아폴로 미션을 통해 가져온 월석과 일치한다며 이 소행성이 달에서 떨어져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016년 하와이 천문대에서 발견된 카모오알레바는 하와이어로 '흔들리는 천체'라는 뜻으로, 태양을 공전하면서 동시에 지구에도 위성처럼 붙어있어 지구의 '준 위성'으로 분류됐다.
톈원 2호는 카모오알레바 표본을 지구로 떨어뜨린 뒤에는 2차 임무로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 있는 활성소행성 ‘311P/판스타스’도 탐사할 예정이다. 주대혜성으로도 불리는 활성소행성은 소행성 궤도로 움직이지만 물질을 분출하는 꼬리 등 혜성과 비슷한 모습을 한 작은 천체다.
톈원 2호의 전체 임무 기간은 약 9년 반이다. 지금까지 중국이 추진한 우주탐사 임무 중 최장기 프로젝트다. 톈원은 초나라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의 장편 시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우주개발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야심 찬 프로젝트다. 화성 탐사선인 톈원 1호는 2020년 7월 발사돼 이듬해 5월 화성 유토피아 평원에 착륙했다. 톈원 3호는 화성 표본 수집을 목표로 2028년께 발사될 예정이고, 톈원 4호는 2030년께 목성 탐사 임무에 나선다.
미국, 러시아 등 선발주자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우주 굴기'를 외치며 관련 투자를 확대해 온 중국은 2010년대 이후 달에 잇따라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등 달 탐사 분야에서도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