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996’(9시 출근+9시 퇴근+주 6일 근무)로 대표되는 중국의 고강도 근무 체제에서 주 4.5일 유연근무제를 택한 지역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남서부 쓰촨성 면양시는 주 4.5일 유연근무제 시범 운영을 제안하고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까지 2.5일 휴가 제도 도입을 장려하는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은 면양시가 발표한 '2025년 소비 활성화 사업 계획'에 포함된 29개 세부 조치 중 하나다. 지역 주민의 소비를 촉진하고 시장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휴가 제도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면양시 상무국 관계자는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성 정부의 소비 진흥 정책 시행 틀 내에서 시범 사업으로 이 모델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면양시 주민 양씨는 환구시보에 “주말 연장으로 더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두에서 일하다가 주말에 면양으로 돌아오는 근로자 쉬씨는 “매주 토요일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하루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번 계획이 더욱 구체화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국 지방 정부가 선제적으로 4.5일 근무제를 꺼낸 이유는 최근 중국의 근무 환경 변화와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 취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간 급격한 경제 성장 속 고강도 노동 관행이 자리 잡았지만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자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한 인민대표가 8시간 일하고 8시간 쉬고 8시간은 개인 시간을 갖는 ‘888’ 근무제를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면양시의 4.5일 근무제는 온라인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환구시보는 “이번 제안이 소셜 미디어 플랫폼 시나 웨이보에서 빠르게 화제가 되면서 전날 오후 1시까지 조회수 2억1000만회, 토론 5만5000건을 기록했고 많은 네티즌이 성 전체에 걸쳐 시행되기를 기대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계획이 실제로 시행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매체는 “면양 사무국 관계자가 2.5일 연휴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 규칙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상황을 짚었다.
서남재경대 사회발전연구소장인 양하이양 교수는 인민일보에 “근로 시간 단축은 사회·경제 발전과 문명 진보의 불가피한 추세지만 이를 촉진하려면 일률적인 접근 방식을 피하기 위해 실질적인 조건과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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