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의 모회사인 핀둬둬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중국 내 경쟁 심화와 미국의 관세 여파 등에 따라 증권업계에서 핀둬둬의 투자 등급을 낮추는 등 당분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중국 증권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 화싱증권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핀둬둬 ADR의 투자 등급을 ‘보류’로 낮추고 목표 가격을 107달러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핀둬둬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956억7200만위안을 기록했으나 순이익은 147억4200만위안으로 같은 기간 47%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실적 발표 이후 미국에 상장된 핀둬둬 주가는 장중 17% 이상 폭락했다가 13.6%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핀둬둬의 1분기 매출액은 전문가들이 예상한 평균치인 1025억1000만위안에 못 미쳤다. 초저가 전략으로 경쟁사들을 앞지르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왔지만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관세전쟁이 본격화하자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테무나 쉬인과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관세를 피하는 용도로 활용해온 800달러 미만 수입품 대상 ‘소액 면세 제도’를 폐지하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시장조사업체 엠사이언스의 빈치 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핀둬둬의 엄청난 수익 부진은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영향 속 예상보다 훨씬 낮은 영업이익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액 면세 제도’를 이달 2일부터 폐지하고 3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관세는 이후 90%에서 120%까지 올랐으나 미중 양국이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무역협상을 통해 54%로 인하됐다.
미중 관세전쟁이 '휴전'에 들어갔지만 테무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는 여전히 큰 불확실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중국 정부의 소비 촉진책과 대대적인 할인 경쟁에도 중국의 장기화한 부동산 침체가 해결되지 않으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소비 심리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중국 내 경쟁 심화도 핀둬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핀둬둬의 순이익 감소에는 총 운영 비용의 급격한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영업비용이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그 중 판매와 마케팅 비용이 가장 크게 늘어나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로 홍보 및 광고 활동에 대한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알리바바, 징둥, 더우인 등이 인공지능(AI), 음식배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핀둬둬는 보수적으로 기존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롄컨설팅의 창업자인 좡슈아이는 “알리바바와 징둥의 국내 경쟁이 심화됐고 글로벌 관세 영향으로 테무의 손실이 커졌다”며 “이전 분기의 높은 성장세가 반복될 가능성은 낮고, 성장 압박은 커질 뿐이며,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천레이 핀둬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관세와 같은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판매자들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판매자들과 협력해 안정적인 가격과 충분한 공급을 통해 글로벌 사업 운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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