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리듬감 넘치고 키치한 유머로 아무 생각 없이 웃겨 주는 코믹 K히어로물의 탄생

[리뷰 : 영화 '하이파이브']

영화 '하이파이브'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안나푸르나 필름




이쯤 되면 모든 논란을 떠나 작품을 선택하는 유아인의 안목은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가 출연한 ‘승부’도 214만 명을 동원하며 올해 흥행작 5위에 올랐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하이파이브’역시 기발하고 키치한 매력과 리듬감 넘치는 유머로 무장한 K히어로물의 탄생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흥행 성적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작품은 유아인의 마약 투약으로 인해 개봉자체가 불투명했지만, 최근 고심 끝에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 아시아 지역에서도 6월 순차적으로 개봉한다.

26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하이파이브’는 러닝 타임 119분 내내 아무 생각 없게 웃게 하는 보기 힘든 코미디 명작이다. 특히 한국 영화에서는 형사와 범죄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이 수반되는 자극적인 웃음 코드가 대부분으로 코미디는 가장 만들기 어려운 장르로 꼽힌다. 그러나 ‘하이파이브’는 폭력이라는 진부하지만 강력한 MSG 없이 아 다르고 어 다른 한국어의 맛을 살린 말싸움과 말장난이 만들어내는 티키타카한 대사, 키치한 설정, 엉뚱한 상황 등 ‘웃음 소스’가 환상적인 비율로 조합돼 코미디물의 정석 레시피를 완성했다.

영화 '하이파이브'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안나푸르나 필름


영화는 태권 소녀 완서(이재인 분),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분), 후레쉬 매니저 선녀(라미란 분), 작업반장 약선(김희원 분), 백수 기동(유아인 분)이 심장, 폐, 신장, 간, 각막을 각각 이식받으면서 초능력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기이식 후 초능력을 갖게 된 이들의 징표는 몸에 새겨진 문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이 표식은 놀라운 힘을 발휘해 사건을 해결한다.

마블 등 기존 히어로물과 달리 초능력이 생긴 주인공들에게 인류를 구하라는 등의 거대한 미션이 주어지지 않는 차별화가 오히려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이 영화의 힘이기도 하다. 특히 초능력자 5인방과 이들의 능력을 빼앗아 젊고 전지전능한 초능력을 가진 초인 교주로 영생을 꿈꾸는 새신교 교수 영추(신구 분)의 대결은 판타지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선명하게 다가온다.

영화 '하이파이브'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안나푸르나 필름


또 젊은 청년 초인 교주로 거듭나고 싶은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는 교주와 쓸모 없는 초능력은 차라리 ‘무능력'이라고 자조하는 소시민 초능력자들의 대결 과정에서는 웃음 뒤에 숨겨 놓은 영화의 메시지가 드러난다. 자신의 힘을 믿고 소시민들의 행복과 능력을 빼앗을 수 있다고 믿는 권력자와 이에 대항하는 가족 같은 끈끈한 친구들의 연대. 그리고 교주 영춘이 욕망하는 젊음과 초능력, 신도들을 통해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교주가 주는 현실성은 비현실적 히어로물에 공감하지 못하는 요즘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젊음, 잘생김, 초능력, 신도들을 몰고 다니는 마력, 막대한 부에 대한 욕망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영화 '하이파이브'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안나푸르나 필름




영화 '하이파이브'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안나푸르나 필름


영화 '하이파이브'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안나푸르나 필름


주인공들이 자신에게 생긴 초능력을 각성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웃음 폭탄'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정도다. 이를테면 폐 이식으로 엄청난 폐활량을 얻게 된 지성은 멀리서도 바람을 불어 리코더를 연주할 수 있다. 그가 곡을 마치면 완서가 “한번 더"를 외치는데 묘하게도 이 부분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앙숙인 지성과 기동 사이에서 벌어지는 설전에서도 키득키득하게 된다. 나이로 서열을 정하던 중 지성이 87년생이라고 하니 기동이 88년생이라고 말해 서열이 정리되나 싶었는데 기동은 이내 “빠른"이라고 서열 정리를 멈춰 세운다. 이에 또 재빠르게 지성은 “빠른 언젠데?”라며 깐족거리며 묻자 기동은 “4월"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고 지성은 “그게 빠른이야?"라고 화를 내고 티격태격은 계속된다. 교주를 연기하는 신구는 영생을 꿈꾸는 늙은 교주의 욕망을 담백하게 표현해 오히려 기괴함을 더하고, 초능력을 빼앗아 건장한 청년으로 변신한 교주 역을 맡은 박진영의 연기도 기묘한 웃음을 자아낸다. 몸은 청년으로 변했지만 말투는 노교주 그대로다.

영화 '하이파이브'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안나푸르나 필름


영화 '하이파이브'의 스틸컷. 사진 제공=NEW·안나푸르나 필름


코미디 장르이지만, VFX 분량이 상당한 액션신도 영화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다. 초능력자들이 만들어내는 괴력으로 하늘을 나르고 장풍을 쏘고 야쿠르트 카트도 ‘미션 임파서블'의 카 액션에 견줄 만큼 박진감이 넘친다. 또 후반부에 젊은 영춘이 다시 노인의 영춘으로 돌아가 거대한 교주의 의자에 널브러진 장면은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기괴한 웃음으로 마무리했다는 느낌이다.

영화에 대해서 관객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 중 하나는 유아인이다. 유아인의 분량은 다른 역할에 비해 많지 않다. 4~5년 전 톱 배우였던 유아인이 이 분량으로도 출연을 결정한 것은 무엇보아 작품 자체만을 보고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는 30일 국내 개봉을 시작으로 북미, 아시아 등에서도 6월 관객들과 만나는데 해외 성적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영화 시장이 얼어 붙은 가운데 해외 동시 개봉 확정은 새로운 시도로 흥행 여부에 따라 다른 영화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K애니 ‘킹 오브 킹스’는 북미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해 27일 현재 6616만217달러(약 909억 5706만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기생충’을 뛰어 넘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