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참을 인 세 번? 뭐하러?” 무작정 참다간 방광 다 망가진다[건강 팁]

■ 이현영 순천향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50대 이상 중장년층 남성에서 흔한 전립선비대증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지만 삶의 질 떨어뜨려

최근 도입된 리줌 수술, 부작용 적고 빠른 회복 도와

이미지투데이




얼마 전 환갑을 바라보는 선배와 골프 라운딩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몇 홀 돌지 않았는데 수시로 화장실을 찾기에 "진료는 받아 보셨느냐"고 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이 들면 다 그러는 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인데, 치료를 해봐야 별 수 있겠냐는 얘기였다. 실제 진료를 하다 보면 '나이가 들었으니 소변이 잘 안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요즘은 좋은 약도 많고 치료법도 다양해져서 치료를 하면 삶의 질이 훨씬 좋아질 수 있다"며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잦은 소변이나 절박뇨, 잔뇨감 등의 배뇨 증상이 나타났다면 전립선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밤에 잠을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거나 배뇨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불편이 생기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 있는 남성의 생식기관 중 하나다. 요도를 터널처럼 감싸고 있으며 전립선 안쪽으로 사정관과 요도가 지나간다. 정액의 구성성분인 전립선액을 생산해 요도로 배출하는 것이 전립선의 주된 기능이다. 전립선액은 정자를 감염에서 보호할 뿐 아니라, 외부 세균의 침입을 막는다. 또한 전립선은 방광에 고인 소변을 요도로 내보내는 배뇨기관이기도 하다.

젊은 남성의 전립선은 호두알 정도의 크기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커진다.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져서 전립선 내부를 지나는 요도를 눌러 소변 배출이 어려워지는 질환이 전립선비대증이다.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남성호르몬과 그대로 유지되는 활성화 효소 간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대한비뇨의학회에 의하면 2024년 기준 50대 남성의 약 50%, 70~80대에서는 80% 이상의 남성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경험하며,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만약 약물을 사용하면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이나 홀렙, 리줌, 로봇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은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비대해진 조직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이다. 하반신 마취를 한 상태에서 전립선 조직을 긁어내기 때문에 비교적 덜 침습적이고 회복 기간이 짧으며 흉터가 남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수술 방법이지만 전립선종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홀뮴레이저 수술인 홀렙은 기존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과 같이 조직을 조금씩 떼어내는 대신, 전립선을 싸고 있는 피막을 남긴 채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통째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출혈량과 재발 위험이 적지만 역행성 사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로봇수술은 기본적으로 로봇을 이용해 전립선을 제거하는 수술 방법이다. 사람 손으로는 어려웠던 정교한 조작이 가능하다. 보존이 필요한 부위를 최대한 남기고 제거할 부분만 선택적으로 절제할 수 있으므로 사정 기능 보존에 도움이 된다.

리줌 수술은 기존 전립선비대증 수술의 단점을 줄이고 안정성을 확보한 최신 시술법이다.내시경 끝에 달린 주사 바늘을 전립선 내부로 통과시킨 뒤 증기를 분사해 안에서 태우는 방식으로 전립선 크기가 30∼80g 정도인 환자에게 적합하다.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전립선초음파, 요속검사 등 기본적인 전립선 검사와 설문 등을 거쳐 정확하게 진단한 다음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일상생활은 퇴원 후 바로 가능하며, 수술 후 12주 정도 지나면 완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리줌 수술은 전립선 조직을 태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전립선이 붓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환자마다 다르지만 시술 후 4주 정도까지는 배뇨 불편감이 증가할 수 있고, 6∼8주까지는 소변을 볼 때 따갑고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수술 후 소변이 아예 나오지 않거나 똑똑 떨어지는 정도의 배뇨만 가능하다면 다시 진료를 봐야한다.

리줌 수술은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홀렙 수술에 비해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다만 홀렙 수술에 비해 회복 시간 및 입원 기간이 짧다는 장점을 갖는다. 역행성 사정이나 발기부전 같은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다. 특히 출혈 위험이 적어 항응고제 등 출혈 위험성이 높은 약물을 복용 중이라도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3개월 이후에는 기존에 복용하던 전립선 약의 중단도 기대해 볼 만하다.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하면 방광 기능까지 망가뜨려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으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길 권한다.

이현영 순천향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순천향대서울병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