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아파트 시장 임대료가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여름을 앞두고 임차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신규 공급이 없어 가격은 당분간 더 오를 전망이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맨해튼 신규 임대 계약의 평균 월세는 4500달러(약 628만 원)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월과 같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실제 계약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평가회사 밀러 새뮤얼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임대 계약은 평균적으로 공시된 가격보다 2.4% 더 높은 금액으로 체결됐는데, 이는 회사가 시장을 모니터링해온 지난 수십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전체 거래의 약 26%는 입찰 경쟁 끝에 성사됐다. 주택을 구하려는 임차인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월세를 지불하는데도 면접을 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지표가 맨해튼 임대 시장의 심각한 압박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서도 공급 대비 수요가 폭증하면서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밀러 새뮤얼의 조나단 밀러 대표는 "아직 시장 완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의 주택 임대료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위기의 종착점이 없다"고 경고했다. 가격 압력은 모든 주택 유형에서 나타나고 있다. 밀러 대표는 "원룸부터 3베드룸까지 모든 규모의 주택이 평균적으로 23% 높은 임대 가격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가 시장이나 대형 아파트 거래로 왜곡된 것이 아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맨해튼 외곽 지역의 임대료는 혼조세다. 아스토리아와 롱아일랜드 시티를 포함한 퀸즈 북서부에서는 평균 임대료가 연간 9.4% 올라 3550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브루클린의 평균 임대료는 3600달러로 1년 전과 동일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