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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직전에 이런 영화가…유권자 관객 제대로 저격한 '야당' [정지은의 리뷰+]

영화 '야당' 스틸. 사진 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어."

대선 직전에 극장가에 대차게 등장한 '야당'(감독 황병국)에 국내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영화 초입부터 '특정 인물을 묘사하지 않는다'는 대문짝만한 문구를 띄우면서도 누가 봐도 알 것 같은 특정 인물과 사건, 그리고 발언까지도 거침없이 나열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의도치 않게 유권자들만 볼 수 있는 영화인데다 사회 내 문제들을 거침없이 긁어내고 마는 이 작품은 기시감이 드는 소재를 꽤 훌륭히 엮어낸, '잘 끓인 김치찌개'라는 호평을 얻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는 중이다.

영화 '야당' 스틸. 사진 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정계 '야당' 아니고 마약 범죄 엮는 '야당'입니다 = '야당'은 마약 범죄 판에서 범죄자와 경찰간의 협상을 통해 더 큰 마약 범죄를 소탕할 수 있게 그림을 짜주는 브로커 이강수(강하늘)와 그의 '야당 짓'을 통해 큰 실적을 쌓고 출세하려는 검사 구관희(유해진)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구관희와 이강수는 서로를 형제처럼 여기며 언젠가 권력의 정상에 오르는 거대한 꿈을 품는다.

그러는 한편, 서울 한복판에서는 잘나가는 라이징 스타 엄수진(채원빈)이 마약을 한 사실이 경찰에 발각돼 체포 위기에 처하고 담당 형사인 오상재(박해준)는 엄수진 대신 마약 조직 전체를 체포하기 위해 엄수진을 이용한 함정 수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그 작전은 거대한 흑막에 의해 엎어지고 이후 해당 작전에 투입된 모든 인물들은 나락의 소용돌이에 휘몰려 복수를 위한 각자의 선택을 하게 된다.

영화 '야당' 스틸. 사진 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국선변호사' 황병국 감독, 본업 모먼트 제대로 나온 '야당' = '야당'의 메가폰을 잡은 이는 '부당거래'(감독 류승완)에서 "제가 국선 변호하면 얼마 받는지 아세요?"를 외치며 국선변호인 역으로 등장했던 황병국이다. 여러 작품에 단역 배우로 등장해 배우라고 알고 있는 대중이 많았으나 그는 1990년대부터 연출 경력을 부단히 쌓아온 '본업 감독'이다. '야당'은 오랜 시간 영화계에 몸을 담으며 쌓은 그의 내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단역을 많이 해본 감독의 시나리오여서일까. 연기로는 정평이 나 있는 주연 배우들뿐만 아니라 그저 지나가는 듯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들도 서사가 있고 강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영화 초반부부터 극 흐름의 핵심 실마리를 제공하며 등장하는 부잣집 자제 오재철 역의 우지현은 마약 중독자의 모습을 극현실적으로 표현했고 '폭싹 속았수다'의 제니 엄마로도 알려진 장어요리집 사장 김학남 역의 김금순은 관객들을 빵빵 터지게 만드는 유머를 곳곳에 뿌린다. 무술 디렉팅계 GOAT인 허명행 감독이 말아주는 액션신의 쾌감도 찰지다.



영화 '야당' 스틸. 사진 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마약 범죄, 이래도 한국엔 없다고요? = '야당'의 선영향이라고 한다면 단연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마약 범죄의 심각성'을 현실적으로 지적했다는 점이다. 마약으로 인해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이를 주변에 둬본 적이 있다면 '야당'이 단순히 픽션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마약을 하는 순간 당사자의 인생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이, 친구가, 인간관계에 존재하는 모든 집단의 신념이 무너지고 붕괴된다.

황병국 감독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취재를 통해 100명 넘는 사람을 만났고 그러다 경찰에 체포까지 돼 소변 검사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한 그의 열정 덕분일까. '야당' 속에서는 마약 던지기(특정 장소에 숨기고 구매하는 수법)뿐만 아니라 그 마약이 어떤 식으로 유통이 되며 이러한 마약으로 인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지까지도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눈을 찌푸릴 정도로 극단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에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픽션보다 잔혹한 현실을 고려했을 때 그리 놀라운 장면도 아니다.

영화 '야당' 스틸. 사진 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무더기로 붙잡힌 수십 명의 마약사범들이 전원 에이즈에 걸렸다는 내용의 기사, 도심 한복판에서 마약을 한 운전자가 고급 승용차를 타고 사람을 쳐 숨지게 한 기사 등이 연이어 터지는 가운데 마약 사범들의 범죄는 나날이 심각해지지만 그들을 막을 수단도, 약을 전문적으로 끊고 이러한 사건들을 예방할 시설조차도 녹록지 않은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야당'은 경기북부경찰청과 함께 마약 범죄 예방을 위한 특별 캠페인을 진행했다. 시사회 이후 '마약척결' 해시태그와 함께 영화 리뷰를 인증한 관객들에게는 경찰청 굿즈들을 제공했으며 마약으로 의심되는 음료가 있을 때 한 방울만 떨어뜨려도 마약 성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키트도 증정했다. 그러기에 그저 관객들의 도덕성만을 꼬집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넘어 마약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진짜 선영향'을 만들어낸 '야당'에게 필자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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