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9명이 저연차 교사의 교직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교권 침해와 낮은 처우, 추락한 직업 위상 등 복합적인 이유에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제73회 교육주간과 제44회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전국 유치원, 초·중·고, 대학 교원 55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연차 교사의 교직 이탈에 대해 응답자의 90.0%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절반 이상(51.6%)은 ‘매우 심각’, 38.4%가 ‘다소 심각’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 원인에 대해선 ‘교권 침해’(40.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사회적 인식 저하(26.7%), 업무 강도 대비 낮은 보수(25.1%) 순이었다.
실제로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한 해 동안 퇴직한 10년차 미만 초중고교 고사는 576명으로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 교대 자퇴생도 50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 관련 교권 침해 현상도 빈번하게 나타났다. 교육활동 중 학생의 휴대전화 알람, 벨소리 등으로 수업 방해를 겪은 적 있다는 응답은 66.5%에 달했다.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하다 언쟁이나 폭언을 경험한 교사는 34.1%였으며, 상해·폭행까지 당한 경우도 6.2%에 달했다. 교육 활동 중 몰래 녹음·촬영을 할까봐 걱정된다는 비율은 85.8%였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교육활동 중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고 위반 시 명확한 제재 조항을 마련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육활동 중 교사를 폭행한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가중처벌 법안에 대해 응답자의 99.3%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정책 관련 항목에서 교사들은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자질로 ‘소통과 통합 능력’(50.3%)을 꼽았다.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교육 정책으로는 ‘교권 보호’(23.6%)가 선택됐다. 이어 ‘교원 처우 개선’(19.3%), ‘교육 여건 개선’(17.9%) 순이었다.
교총 관계자는 “현장의 절박한 요구가 설문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며 “정부와 국회는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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