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앞두고 50대 아들이 간질환과 간세포암으로 투병 중이던 70대 어머니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내 이식, 새 삶을 선물했다.
7일 연합뉴스와 중앙대의료원에 따르면 복수를 동반한 말기 간질환과 간세포암으로 투병 중이던 문모(75·여)씨가 아들의 간을 이식받고 이달 2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문씨는 2015년부터 대사기능장애 연관 지방 간질환에 의한 간경화로 치료해 오다 2023년 간세포함을 진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씨의 상태는 계속 악화해 올해 2월에는 배에 복수가 차고 피를 토하는 증상까지 나타났고, 서석원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겸 중앙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에게 간 이식을 권유받게 됐다.
이를 들은 문씨의 아들 오모(54)씨는 어머니에게 자신이 간을 공여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주저하는 어머니에게 “아무 걱정 말고 힘내시라”고 격려하며 힘을 불어넣어 줬다고 한다.
이식 적합성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오씨는 지난달 15일 수술대 위에 올랐고, 서 교수는 8시간에 걸친 수술을 통해 오씨 간의 우엽을 적출, 문씨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 이후 문씨는 무사히 회복해 10일 만에 퇴원했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서 교수는 “기증자와 고령의 수혜자 모두 수술 후 합병증 없이 정상 간 기능을 되찾고 건강하게 퇴원하게 돼 감사하다”며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드님의 선물로 중앙대의료원의 100번째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하게 된 환자분께서 앞으로도 100세 넘게 건강히 장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지난달 30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건강을 회복한 모자를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카네이션을 선물하며 기쁨을 나눴다.
한편 중앙대의료원은 2015년 7월 서 교수의 첫 생체 간이식 성공 이후 서울에 위치한 중앙대병원과 중앙대광명병원을 아우르는 장기이식센터 팀을 만들어 간·심장·신장 등의 이식술을 시행해왔다.
특히 간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혈액형이 다른 경우에는 신체의 항체 거부 반응으로 인해 수혜자가 사망할 위험도 있는데, 이식 팀은 이러한 항체 생성을 억제해 혈액형이 달라도 부작용 없이 간 이식이 가능한 ‘혈액형 부적합 간 이식술’에서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고 의료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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