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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팀장 자격제’ 두고 경찰 내부서 갑론을박… “최소 역량” vs “모욕” [채민석의 경솔한이야기]

경찰청 "전문성 강화 위해 도입"

현장서는 "현장 고려 않은 정책"

젊은 경찰 위주로 찬성 분위기도

경찰청. 뉴스1




지역 치안 현장의 최전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역경찰의 치안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순찰팀장 자격제’가 처음으로 도입된다. 이를 두고 일선 지역경찰들 사이에서는 “나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고참들에게 모욕감만 준다”, “왜 순찰팀장만 시험을 보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일부 젊은 경찰관을 중심으로 “팀장을 달려면 최소한의 자격 시험은 필요하다”며 지지하는 분위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경찰청은 지역경찰을 대상으로 순찰팀장 자격제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배포했다. 경찰청은 “지역경찰은 복잡하고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 내에 판단·조치해야 하는 전문적인 업무분야”라며 “그럼에도 경찰 내외부 일각에서 ‘내근에서 나가면 가는 곳’. ‘전문지식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비하하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청은 “이런 이미지를 개선하고 순찰팀장 전문성을 높여가기 위해 순찰팀장 자격제를 실시한다”며 “순찰팀장 자격 취득을 희망하는 지역경찰관들에게 지식 평가를 실시해 통과한 사람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시험으로 지식을 측정하는 것이 지역경찰 현장 리더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완벽한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면서도 “최소한의 업무 지식을 평가하는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순찰팀장이라는 직책에 대해 전문성이 담보됐다는 내외부 시선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경찰 기능 외에 수사나 안보 등 다른 기능에서도 평가를 통해 자격을 취득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팀장으로 임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찰팀장 자격제는 분기별 1회 시험을 실시하며 크게 실무능력평가와 업무시스템 활용 능력 평가로 나뉘어져 있다. 평가의 주된 내용은 주요 법령과 상황별 대응 방안, 법률 적용 및 수사 서류 검토 능력 등이다. 실무역량평가 외에도 관련 교육 이수 여부, 역량평가, 위원회 평가 등 과정을 거쳐 적임자를 선정한다. 지역경찰 중 순찰팀장 자격 취득을 희망하는 모든 경찰관들이 평가에 참여할 수 있으며 졍년 예정자들은 평가가 면제된다.

이를 두고 현장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경찰은 현장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문제만 달달 외워 푸는 방식의 평가는 현실적인 부분과 동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한 경찰관은 “왜 지역경찰 팀장만 시험을 봐야 하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경찰 고위직들은 자격시험을 거쳐 그 자리에 있는 건지 한 번 볼아보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다른 경찰관은 “순찰팀장보다 파출소장이 자격 검증이 더 필요한 자리인 것 같다”며 “현장은 글로 평가할 수 없을 만큼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한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처우 문제도 제기됐다. 팀장이라는 보직에 임명돼도 그에 따른 보상 없이 업무적 부담만 추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시험까지 보면서 팀장이라는 중요 보직을 맡아도 그에 따른 보상이 따라와주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일선 경찰들에게 보상을 더 준다면 전문성은 따라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비판 일색이던 순찰팀장 자격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찬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선 경찰 팀장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은데다 승진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역량 강화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 이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젊은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경찰관은 “시험 내용 자체가 경찰로서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기본적인 부분인데 이것조차 못하겠다고 하면 팀장은 고사하고 경찰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무능한 사람을 거를 수 있는 여과장치가 될 것 같아 주변 젊은 경찰 중에서는 찬성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은 “예전에는 나이나 연차가 차면 아무나 팀장에 도전할 수 있었는데 시험이 생긴다면 상대적으로 어리더라도 선배들을 제치고 팀장을 달 수 있지 않겠나”며 “젊은 경찰은 도전하기 위해, 베테랑 경찰은 밀리지 않기 위해 서로 견제하면서 경쟁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지역경찰의 역량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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