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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서해 구조물, 국제법상 '문제 투성이'인 이유

아산정책연구원, 국제법적 검토 담은 보고서 발간

우리나라 조사 권리 침해·'자제의무 위반' 분석도

"최후 수단으로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고려해야"

중국이 설치한 첫 번째 서해 구조물인 '선란 1호'. 연합뉴스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 자체로는 국제법 위반이 아니다. 그러나 해양환경 보전에 관한 국제법상 의무를 지켰는지 확인하려던 한국의 통상적인 해양과학조사를 중국이 물리적으로 막아선 점은 유엔해양법협약상의 분명한 권리 행사 방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최근 '중국 서해 구조물 설치의 국제법적 검토' 보고서에서 중국이 '양식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해당 구조물들이 오염이나 해양 환경의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이를 확인할 필요(유엔해양법협약 제 192조, 제206조)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또 유엔해양법협약상 모든 회원국에는 해양과학조사의 권리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2월 이어도 인근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중국이 설치한 철골 구조물에 대한 점검을 시도했으나 중국 해경과 민간인에 저지당한 바 있다.

PMZ는 한국과 중국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수역의 일부로, 양국 어선이 함께 조업하고 양국 정부가 수산자원을 공동 관리한다. 중국은 이 수역에 지난해 4∼5월께 구조물 2기에 이어 올초 구조물 1개를 추가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유권과 무관한 어업 양식용 시설이라는 것이 중국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 측의 항의가 계속됐고,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3차 한중 해양협력대화에서 중국은 "한국 측이 요청하면 관계자들의 현장 방문을 주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모두 회원국인 유엔해양법협약에 비춰보면, 중국은 서해 구조물을 근거로 EEZ를 선포할 수는 없다. 보고서는 "유엔해양법협약 제70조는 인공섬·시설 및 구조물이 섬의 지위를 가지지 않으며, 이들의 존재가 영해, 배타적경제수역 또는 대륙붕의 경계획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일부의 우려처럼 이들 구조물을 근거로 하는 EEZ 선언과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과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산호초를 매립해 인공섬을 건설하면서 결국 군사기지로 만들었던 점을 감안할 때 서해 구조물 역시 유엔해양법협약상 주권적 권리 침해나 해양 권익으로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야기한다고 봤다. 이는 "유엔해양법협약 제74조가 규정하고 있는 “(EEZ 획정까지)최종 합의에 이르는 것을 위태롭게 하거나 방해하지 말아야 할 의무”, 즉 자제의무의 위반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심상민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도 중국이 무성의하게 대응하거나, 심지어는 서해 구조물을 영해나 EEZ 설정의 기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될 경우 우리 정부는 최후의 수단으로 해당 사안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문제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중 간 어업·해당 수역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는 원인은 한중 간 EEZ 경계 획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1990년대부터 성과 없이 논의만 지속되는 경계획정 회담에서 중국 측의 대응을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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