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프리즈 서울’을 열고 있는 글로벌 매머드급 아트페어 플랫폼 ‘프리즈’가 새 주인을 찾았다.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프리즈를 2016년 인수해 글로벌 아트페어로 키운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업체 엔데버(Endeavor)의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미국 할리우드 슈퍼 에이전트로 불리는 ‘미디어 거물’ 아리 이매뉴얼이 프리즈를 다시 손에 넣었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엔데버는 이날 회사의 공동 창립자이자 전 CEO였던 이매뉴얼에게 프리즈 브랜드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매뉴얼은 엔데버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에 인수되면서 올해 3월 CEO에서 물러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수에는 7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프리즈 뉴욕 등 7개 아트페어와 출판물인 프리즈 매거진, 런던의 갤러리 공간인 ‘No.9 코크 스트리트’가 모두 포함된다. 프리즈의 현 CEO인 사이먼 폭스를 비롯해 경영진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FT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거래 규모가 2억 달러(약 2878억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매뉴얼은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이벤트 회사를 설립한 뒤 프리즈를 운영할 계획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컨소시엄은 마이애미 오픈과 마드리드 오픈을 포함한 엔데버의 테니스 자산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인수 거래는 3분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미술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프리즈의 성장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매뉴얼은 엔데버 CEO로 재직하던 당시 프리즈를 인수해 런던에서만 열리던 아트페어를 글로벌로 확대하며 세계 최대 아트페어 아트바젤과 어깨를 견주도록 성장시킨 인물이다.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2021년 한국화랑협회 키아프(Kiaf)와 공동으로 ‘프리즈 서울’을 개최하면서 한국 미술계의 중심 축이 프리즈가 열리는 9월로 맞춰졌을 정도다. 지난해에는 ‘뉴욕 아모리쇼’와 ‘엑스포 시카고’ 등 전통 있는 아트페어를 인수해 몸집도 더 키운 상황이다. 이매뉴얼은 성명에서 “프리즈는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항상 내게 영감의 원천이었다”며 “프리즈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좋은 위치에 있으며 새로운 글로벌 이벤트 플랫폼의 전략적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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