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 미 연방정부의 지출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효율부(DOGE)를 출범시켜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에 나섰지만 전체 연방 지출 규모를 고려하면 큰 성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CBS방송은 재무부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1월20일) 이후 100일간 정부 예산 지출액이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00억 달러(약 313조 원)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최근 10년 간 100일간의 정부 지출액을 비교해본 결과에서도 2021년을 제외하면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지출 규모가 가장 컸다. 2021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크게 확대했던 시기다.
이는 미국 정부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정 지출 액수가 꾸준히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BS 해석에 따르면 사회보장연금 지급액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 100일 동안 3899억 달러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76억 달러가 증가했가. 노령층 의료 지원정책인 메디케어(379억 달러 증가), 저소득층 의료지원 정책인 메디케이드(114억 달러 증가) 등도 지출이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의 여파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국채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도 고정지출의 한 축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효율부를 통해 총 100일간 1600억 달러 지출을 줄였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정부 지출 규모를 봤을 때 영향이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정부가 이미 DOGE 절감액보다 훨씬 많은 규모를 전년보다 더 사용했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아메리카엔터프라이즈연구소’의 냇 말커스 연구원은 “(감축의) 고통은 큰데 절약하는 액수가 크지 않다면 DOGE 그 자체가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며 “정부 지출을 감축하고 싶다면 큰 뭉칫돈이 나가는 정책을 잘라내야 한다.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사회보장연금이 바로 그런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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