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해군성 장관이 "조선 강국인 한국·일본과의 협력은 필수"라며 양국에 대한 선박 설계 의뢰 및 미국 조선업 투자 요청 계획을 밝혔다.
28일 일본, 30일 한국을 방문하는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 상업 선박을 군사용으로 변경 가능한 사양으로 건조해줄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미국 서해안 조선업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란 장관은 나카나티 겐 일본 방위상 등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한편, 일본 기업들과 면담하고, 조선소도 시찰할 방침이다. 펠란 장관은 30일엔 한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조선 능력에 한참 뒤처지는 자국의 관련 산업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중국 조선소는 화물 용량 기준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건조되는 상선의 50% 이상을 만든다. 이는 미국의 200배를 넘는 수준이다. 특히 군사용과 상업용의 경계 없이 국가 주도로 조선업을 지원하다보니 중국은 해군 규모 면에서도 미군을 앞서고 있다.
펠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업에 대한 강한 의욕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대통령이) 나를 만날 때마다 조선 조선 조선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한다”며 “20일에도 녹슨 미 함선 사진이 첨부된 문자 메시지가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자에서 “우리는 항상 선수를 잡아야 한다”며 세계 제일의 배를 만들 것을 강조했고, 펠란 장관이 한국과 일본 방문 계획을 밝히자 “매우 훌륭하다”고 화답했다. 펠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해군 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조선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금까지와 다른 접근법을 취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펠란 장관은 동맹국인 세계 조선 2위 한국, 3위 일본과 함께 미국 조선업의 부활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상업 선박을 군사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설계로 제조하도록 일본에 제안할 계획이다. 건조 수요를 높게 가져가면서 기술 혁신 및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는 게 펜란 장관의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구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마음에 들어하는 안(案)"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펠란 장관이 대형 페리나 쇄빙선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펠란 장관은 이번 방일 기간 조선 관련 평시 협력 강화도 타진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은 요코스카 등에 전방 배치된 미군 함정을 일본의 민간 조선소에서 시험적으로 정비·수리하고 있으며 이를 향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서 정비 및 수리를 늘리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활동하는 함정이 미국으로 이동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고, 양국 동맹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외에도 미국 측은 일본 기업들에 미국 조선소 투자도 촉구할 방침이다. 펠란 장관은 한국의 대형 조선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미국에 투자한 점을 언급하며 일본에 대한 기대도 표시했다. 그러면서 "한국이나 일본 같은, 조선에 뛰어난 동맹국과 협력하는 것은 미국에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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