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건설 구간에서 반복적으로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하고 공사 지연이 이어진 주된 원인이 시공사와 관리단의 부실한 시공·안전관리와 부산교통공사의 감독 소홀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22일 사상~하단선 건설사업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총 10건의 행정상 조치와 33건의 신분상 조치, 11억5900만 원의 설계변경(감액)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이 품질시험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안전관리 계획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굴착 과정에서 지하수와 토사가 유출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며 “특히 지난해 9월 21일 큰 땅꺼짐 사고는 집중호우와 함께 공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정감사 결과, 건설사업관리단은 차수 품질시험 자격이 없는 하수급인이 작성한 품질시험 보고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시공사에 굴착 작업을 지시해 지하수와 토사 유출 등 문제를 초래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부진공정 만회 대책 수립을 지시만 했을 뿐, 실제 이행 여부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 모두 차수공사 품질시험, 흙막이 가시설 안전관리, 배수로 시공 등에서 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안전관리 전담 기술인 업무 수행 부적정, 사후환경영향조사 용역 보고서 작성 부적정, 설계·시공 방법 개선 필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시 감사위원회는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에 벌점 부과를 통보하고 관련자에게 훈계와 주의를 요구했다.
시는 이번 감사를 계기로 공사 전반의 안전관리와 감독을 강화해 재발 방지에 나설 계획이다. 윤희연 시 감사위원장은 “이번 감사로 공사 과정의 문제점을 밝혀냈고 앞으로 사고 예방과 시민 안전을 위해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상∼하단선은 2호선 사상역에서 1호선 하단역까지 총연장 6.9㎞에 7개 정거장 규모로, 내년 말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2023년 3차례, 2024년 8차례 땅꺼짐 현상이 생겼고 올해도 3차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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