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명태균 씨 공천개입·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지난해 총선에서 창원 의창 선거구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나왔던 김상민 전 검사를 조사했다.
20일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이달 18일 김 전 검사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김 여사가 지난해 4·10 총선 전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관여했는 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김 전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서 공천 받도록 현역이었던 김영선 전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게 하는 등 영향력을 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김 전 의원을 도왔던 명 씨는 김 여사로부터 ‘김 전 검사가 출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 씨는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17일 김 여사와 5~6차례 걸쳐 통화한 내용이라며 ‘마지막 텔레그램 통화 48분’이라는 제목의 통화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통화록에 따르면 김 여사는 명 씨에게 ‘김상민 검사 조국 수사 때 고생 많이 했으니 의창구 국회의원이 되게 도와달라’, ‘김영선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라고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명 씨가 ‘지역도 모르는 사람에게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을 주면 진다’는 취지로 반대하자 김 여사가 ‘보수정권 역사 이래 최다석을 얻을 것이라 했다’고 반박하는 대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검사는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중앙지검 특수 3부에 있었으며, 2019년 조 전 장관 수사 때도 일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는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김 검사를 지원하면 선거 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권유하자 김 전 의원이 분노했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검찰은 명 씨가 김 여사에게 경선 대신 김 전 의원의 단수 공천을 요청한 텔레그램 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다고 발표했지만 공천에서 탈락했으며, 김 전 검사 또한 공천을 받지 못했다.
검찰은 관계자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김 여사 대면 조사를 시도할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