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발(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미 국채 투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채 장·단기물 간 금리 격차가 9주 째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달 11일 현재 3.966%로 전주 대비 30.2bp (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비해 만기가 가장 긴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같은 기간 46.3bp 오른 4.875%로 2년물보다 더 뛰었다. 이 기간 10년물 수익률 상승 폭은 1987년 4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 38년 만에 가장 높았다. 블룸버그는 “2년물 대비 30년물 수익률 격차는 90.9bp로 커졌다”며 “이 같은 격차는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2년물 대비 30년물 금리 격차가 9주 연속 확대됐는데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를 시작한 1992년 이래 두번째라고 보도했다. 10년물 수익률도 11일 4.492%로 일주일 전 보다 49.2% 급등했는데, 이는 약 24년 만의 최대 주간 상승 폭이다.
월가에서는 관세 정책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10년물과 30년물 등 장기물을 중심으로 투매가 이어지며 수익률이 급등하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관세 조치로 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단기물에 비해 장기물 가격이 더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른바 ‘스티프너 트레이드’(Steepener trade) 베팅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미 국채 투매에 나서는 ‘큰 손’이 중국인지, 일본인지를 놓고도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미국 국채 매도에 따른 달러 약세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9.6 안팎을 오가며 100선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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