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3일 자신의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로 가야 한다’는 주장을 비판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본인의 주장대로라면 미국은 대표적 친북 국가”라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 출마 선언에 대해 나 의원이 공개한 메시지를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이날 세종시청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연방제 수준의 지방자치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 의원은 “김일성이 주장했던 ‘고려연방제’와 맥을 같이 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연방제 하면 미국이나 독일을 연상하는 사람과 북한을 연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나 의원 주장대로라면 한국의 극우가 선망하는 연방제 국가 미국이야말로 대표적인 친북 국가가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연방제 단어만 보면 일단 색깔론부터 꺼내 뒤집어씌우려 드는 게 마치 종소리가 울리면 침부터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가 생각난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연방제 국가들에도 친북 운운할까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전 지사는 “비판과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하지만 자기망상에 빠진 비난은 가짜뉴스에 빠져 계엄을 일으킨 윤석열과 다를 바 없기에 거절한다”며 “나 의원은 국회 제2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만큼 부디 지금이라도 이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나 의원은 “교묘한 요설(饒舌)로 본질을 흐리면 곤란하다”며 재차 김 전 지사에게 반박했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연방제 수준의 자치가 김일성이 말한 고려연방제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언급했던 친북적 낮은 단계 연방제 구상과는 명백히 다르며 여기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또 김 전 지사에게 “‘굴종적 친북정책’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문재인 정부 최측근”이라며 “2017년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유죄 판결까지 받으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의 주역이었다”고 했다.
나 의원은 “북한의 말 한마디, 김정은의 눈짓 하나에 자동으로 반응하며 침 흘리던 것이 누구인가”라며 “연방제 수준의 자치가 미국이나 독일 같은 자유주의 동맹국들의 연방제 모델을 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인지 명확하게 선언해 주시면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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