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각국의 관세와 환율조작 정도,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산출하고 이의 절반 규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로는 상품수지와 수입 규모를 단순하게 나눈 ‘황당계산법’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2일(현지 시간) 개최한 연설에서 도표를 통해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적시했지만 백악관 공식 문서에는 한국이 26%로 나오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은 각국의 관세, 환율 조작,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미국이 생각하는 각국의 대미 관세율을 추산했다며 수치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50%로 나왔고 미국은 이의 절반인 25%의 상호관세를 한국에 부과한다고 적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로 미국 상품에 대한 한국의 실효관세율은 0.79%이고, 아무리 환율 조작과 비관세 장벽을 높게 세워도 50%가 맞느냐는 궁금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가 분석한 결과 실제로는 지난해 미국과 각국의 상품수지를 해당국가의 미국 상품 수입으로 나눈 것과 일치했다. 미국의 대한국 상품수지는 지난해 660억달러 적자이며 이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상품 수입액(1315억달러)로 나누면 -50.2%로 백악관이 공개한 세율 50%와 일치한다. 중국, 유럽연합(EU), 대만, 일본, 인도 등 대부분의 나라가 이 수치와 완전히 일치했다.
국금센터는 "양국간 실제 관세율과는 상관없는 방식으로 산정됐다"며 "산정방식으로 볼 때 향후 개별 국가 협상에서 레버리지로 활용하거나 상품 적자 자체를 축소시키길 원하는 미국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실제 관세율이 아닌 의문스러운 방식으로 수치를 산출한 것은 초기 부담스러운 관세율을 책정해 향후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거나 실제로 주요국과의 교역에서 상품 적자를 축소시키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로즈가든에 들고 나온 도표 상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율과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식 행정명령 상의 수치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 도표 상에는 25%였지만 홈페이지에는 25%로 나왔고 인도와 태국, 스위스 등이 1%포인트씩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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